오래 전 동네 풍경을 떠올려 보면 장기를 두는 분도 손에 장기알 두 개 정도를 만지작거리면서 장고에 돌입하고, 훈수를 두는 어르신 역시 손에 호두알 두 개를 쥐고 연신 돌리듯 만지작거리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문완핵도(文玩核桃, 원완허타오)'라고 해 지압용 호두를 만지작거리는 행위가 하나의 취미로 자리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손과 발에는 오수혈(五수血)이라고 따로 부르는 주요 혈자리가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부위다. 인체의 오장 육부와 연결되는 경락의 시작점이 손에 분포하며 인체 전신의 기능이 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 손을 치료와 진단에 중요한 부위로 인식했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특히 강조되는 부분이 손의 사용이다. 그림그리기, 종이 접기 등이 권장되는 행동치료인데, 언제나 손을 움직일 수 있는 손지압을 해보도록 하자. 꼭 호두가 아니더라도 시중에 '손지압볼'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제품이 출시되어 판매중이니 선호하는 모양의 기구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손 운동을 하는 것이 뇌건강 및 전신의 순환에 도움이 된다.
수년전 서양에서 시작된 피짓 토이는 피짓스핀, 피짓큐브 등의 형태로 된 장난감을 아무 생각 없이 돌리고 만지는 놀이가 유행했다.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청소년과 청년들 사이에서 너도나도 손에 들고 다닌 적이 있다. 한 연구에서는 이런 손놀이감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뇌에 건강한 자극을 줘서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 바로 손 안에 있다.
한진우 안산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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