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 '마스크 의무화' 첫날 혼란 없어…시민들 "과태료는 좀…"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3 14:34

수정 2020.11.13 15:32

[파이낸셜뉴스]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이 시행된 13일 종로구 한 지하상가에 '마스크 의무착용'을 안내하는 입간판 옆을 시민들이 지나치고 있다./사진=이병훈 기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이 시행된 13일 종로구 한 지하상가에 '마스크 의무착용'을 안내하는 입간판 옆을 시민들이 지나치고 있다./사진=이병훈 기자
그래픽=박희진 기자
그래픽=박희진 기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이 시행된 13일, 대중교통·음식점·카페 등은 평소와 다른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별다른 점검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스크 의무착용 장소인 카페·PC방·헬스장 등에서는 지침대로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는 시민들의 모습이 여전했다.

과태료 부과에 대해 시민들은 "무리한 정책"이란 비판부터 "여전히 안 쓰는 사람들도 있어 어쩔 수 없다"는 반응까지 다양했다.

■ '마스크 착용 100%', 큰 혼란 없어
이날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드물게 '턱스크'를 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코 끝까지 덮어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서울 종로구 한 지하상가의 시설관리자 안모씨는 "오늘 오전 중 서울시에서 점검을 나오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일부 노숙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100%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점검이 와도 단속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다수 시민들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만난 50대 김모씨는 "요즘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라며 "마스크를 안 쓰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게 다소 무리한 정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중요한 일이니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심모씨(29)도 "중·장년층 중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다가 뉴스에 나온 적도 있었는데, 그들을 겨냥한 정책인 것 같다"며 "더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면 불가피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강제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뒤늦은데다, 불필요한 일이란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최모씨(32)는 "의도는 좋지만 어떻게 실행할지 걱정"이라며 "행정 낭비도 심한데다, 방역을 이유로 감시당하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카페의 모습. 대다수 손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윤홍집 기자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카페의 모습. 대다수 손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윤홍집 기자

■ 시민들 "불가피" vs. "과태료는 좀"
카페, 사우나, 헬스장 등에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카페에서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직원이 수시로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지만, 규정을 위반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새롭게 나타났다.

마스크 의무착용 장소인 종로구 한 PC방에서는 손님의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PC방 내 띄어앉기가 종료되면서 이용객들은 바로 옆자리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PC방 직원 윤모씨는 "관리자 전체 메시지를 통해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일도 바빠 손님들에게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헬스장에서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서 얼굴에 땀이 맺히자 마스크를 쓰기 어려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초구 헬스장을 이용하는 30대 신모씨는 "마스크를 잘 착용하다가도 땀이 나거나 답답해지면 잠깐씩 코 밑으로 내리게 된다"라고 전했다.

업종별로 '마스크 의무착용'의 현실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종로구 한 목욕탕 직원 강모씨는 "얼굴에 물이 잘 묻고 마스크가 젖기 쉽다 보니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며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은 공감해도 현실적으로 목욕탕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윤홍집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