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김도엽 기자 = 이달말부터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초과했을 때 대출을 받은 지 1년 이내에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신용대출이 회수된다. 또한 현행 은행 40%, 비은행 60%로 적용되는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대상에 연소득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의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까지 확대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서민층 생활자금 수요에 기인한 부채증가는 불가피하지만 부동산시장으로의 신용대출 유입 가능성은 위험 요소라고 판단한데 따른 조치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추진 중인 175조원 플러스 알파(α) 등의 대책은 그대로 추진하되 부동산시장으로 신용대출이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용대출은 매월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8월 14조원, 9월 11조원, 10월 13조원 등 가계대출 급증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 등의 생활자금이 급증한 것도 요인이지만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등 투기성 자금이 급증했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확장적인 정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됐다"며 "현시점에서 적정수준의 선제 가계대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억제를 위해 은행권의 자율관리와 상환능력 심사기준 강화 등의 투트랙으로 추진한다.
우선 고액 신용대출 중심의 차주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고위험 대출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고(高)DSR인 70%와 90% 초과 대출 비중(시중은행 15%·10%, 지방은행 30%·25%, 특수은행 25%·20%)의 관리기준을 각각 5%·3%(시중은행), 15%·10%(지방은행), 15%·10%(특수은행)로 낮춘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때 적용하는 차주 단위 DSR(은행 40%·비은행 60%) 적용대상을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까지 확대한다. 연소득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가 총 신용대출 1억원이 초과되는 경우에 DRS의 적용을 받는다.
특히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시장 투자수요를 억제할 수 있게 고액 신용대출의 사후 용도 관리도 강화한다. 규제 시행 이후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이 초과됐는데 1년 내 전체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면 해당 신용대출은 회수된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약정서 개정 및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오는 30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제도 시행 전이라도 규제 선(先)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하는 차주 단위 DSR을 적용·운영하게 권고할 예정이다.
DSR은 차주가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소득 능력을 갖췄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로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눠서 산출한다. 다만 서민금융상품,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유가증권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 대출은 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자율관리도 추진한다. 신용대출이 급증하기 이전 수준으로 관리될 수 있게 은행별 자체 신용대출 취급 관리목표를 수립하고 준수하게 하고 매월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연소득 2배를 초과하는 신용대출 등 소득 대비 과도한 신용대출이 취급되지 않게 상시로 점검에 나선다. 은행권의 자율 관리는 오는 16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장기적으로는 내년 1분기까지 상환능력 위주의 대출 심사가 이뤄질 수 있게 DSR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반을 구성한다.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으로는 현행 금융기관별 DSR을 차주 단위 DSR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주담대 취급 시에 적용 중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을 DSR로 대체하는 등 차주 DSR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또 업권별 특성을 감안해 관리기준의 단계적 강화(40%대) 계획을 수립하는 등 현행 포트폴리오 DSR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DSR 산정방식에 청년층 미래예상소득을 추가적으로 감안하는 등의 생애소득주기와 소득파악이 어려운 차주의 소득을 추정하기 위한 보조지표·대안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등 소득파악체계 개선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잔액 비율) 등 코로나19 이후 규제 유연화 조치 정상화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장기 추진과제는 코로나19 위기가 안정되는 대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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