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 상당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격리되거나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13일(이하 현지시간)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0여명이라고 보도했고, CNN은 구체적인 규모 없이 '다수(several dozen)'라고 전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비밀경호국 요원들조차 얼마나 많은 이들이 격리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면서 상부로부터 정확한 격리 규모를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는 가운데 경호원 일부는 양성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거나, 양성판정을 받은 이들과 밀접히 접촉한 이들이 자가격리 중이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에서 경호를 맡으면서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지난달 중순 이후 경합주 유세에 나서 선거전까지 50회 가까이 유세를 벌였다.
그가 유세를 한 주 상당수가 코로나19 '핫스팟'으로 대규모 군중이 끊임없이 빽빽하게 유세장을 채웠고, 이 가운데 마스크를 쓴 이들은 거의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마스크를 쓰는 것을 조롱해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비밀경호국이 경호원들의 코로나19 감염이 백악관과 연관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직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고, 일부 경호원들 역시 임무수행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목격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특히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에는 20명에서 수십명 규모의 경호요원 5개 팀이 별도로 트럼프와 선거유세에 동행해 행사장 주변을 경호하고, 유세 참가자들을 감시했다.
트럼프는 2일 하루에만 노스캐롤라이나 페이에트빌,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턴, 미시건 트래버스 시티, 위스컨신 커노샤, 그랜드 래피즈를 방문했다.
백악관은 최근 코로나19의 핫스팟이 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와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달 3일에는 백악관에서 대통령 선거 뒷풀이 파티가 열린 뒤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부터 코리 르완도스키 트럼프 선거 자문,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브라이언 잭 백악관 정치국장 등이 줄줄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 비밀경호국 직원은 약 7600명으로 이 가운데 대통령 경호요원은 약 1600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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