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피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법’ 추진 지시에 대해 음주운전자의 음주 측정과 유사한 것이라며 추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 검사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불리한 진술거부권 vs 선택적 인권감수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야당 뿐만 아니라 진보 성향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도 추 장관의 법률 제정 검토 지시가 “헌법상 진술거부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하자 이에 따른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먼저 미국 사례를 소개하면서 “불리한 진술거부권이 미국 연방헌법 수정 5조의 일부이고 우리나라 헌법에도 기본권의 일부로 명시돼 있다”며 “(한동훈) 검사장 출신 연구위원으로, 현재 피의자로 입건돼 수사받고 있는 분이 영장에 의해 압수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자발적으로 고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테러 용의자가 아이폰 비밀번호를 고지하지 않자 약 40억원의 비용을 들여 해커를 고용해 잠금패턴을 해제한 사실이 있다”며 “영국에서는 이러한 경우 비밀번호불고지죄라는 죄를 신설하는 것으로 대응했는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또는 징역과 벌금의 병과과 그 형벌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국민의 모든 기본권이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최소한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기구가 영장에 의해 압수된 경우 비밀번호 고지를 법률로 강제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 비용으로 건마다 수십억달러의 해커 비용을 지급할 것인지는 비례원칙에 얼마나 부합하게 처리되는지에 관한 논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진 검사는 추 장관의 관련법 추진 지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듣도보도 못한 시민단체들이 영장에 의해 압수된 디지털가구의 비밀번호 고지를 강제하는 입법의 필요성, 요건의 상세성에 관한 이슈가 제기되자마자 인권침해라는 취지로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낸다는 보도가 있다”며 “그런 단체가 평화로운 촛불집회에 계엄령을 선포해 수도방위사령부를 포함한 전국 군대를 광화문과 서울에 결집시키는,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고자 한 계획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는 말을 들어본 경험도 없다”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음주측정에 응할 경우 자신의 죄를 자백하는 셈으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고지해야 할 경우와 유사한 상황”이라며 “헌법재판소는 음주측정거부죄의 존재가 헌법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 거부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 입법례와 국내 헌법재판소 결정례를 모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며 “국민 모두가 ‘법 앞에서의 평등권’을 갖고 있는데도, 숭구리당(야당)에게만 유리한 인권을 주장하는 경우 우리나라 헌법도 모르면서 인권타령한다는 말 듣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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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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