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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외로운 불복 투쟁, 공화당도 등 돌리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6 13:45

수정 2020.11.16 14: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설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설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선 불복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이후 약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인을 승자로 칭하는 언론을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을 승자로 인정했다는 보도에 반박하고 대형 소송을 예고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슬슬 대선 논란에서 손을 떼고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그(바이든)이 이긴 것은 부정선거였기 때문이다. 어떠한 투표 감시자나 참관인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자신의 트윗 이후 일부 언론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오직 가짜 뉴스매체들만 바이든이 이겼다고 본다. 나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5일 자정 무렵 트위터에다 "내가 선거에서 이겼다"고 적었다.

■위헌 소송 예고, 가짜뉴스 맹공
같은날 트럼프 선거 캠프의 제이슨 밀러 고문은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초기 트윗은 언론의 사고방식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 내내 부정선거와 언론을 비난하는 트윗을 이어갔다. 그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위 모습을 담은 여러 건의 트윗을 공유하고 "우리는 부정선거가 우리나라를 훔쳐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금 전국에서 제기된 다수의 소송은 우리가 제기한 것이 아니라 끔찍한 위법행위를 목격한 사람들이 제기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제기할 큰 소송은 2020년 대선의 위헌성과 선거 결과를 바꾸기 위해 자행됐던 격분할 만한 것들을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송을 곧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캠프는 3일 선거 이후 전국적으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미 CNN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13일 하루 동안 9건의 소송에서 패소하거나 법원의 기각 통보를 받았다. 트럼프 캠프는 15일에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우편투표 개표 당시 공화당 참관인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소송을 철회했다. 대신 공화당은 민주당에 편향적인 카운티 당국이 불법으로 우편투표 수정을 허용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관계자들은 소송 내용이 바뀌면서 영향을 받는 투표 규모가 당락에 영향이 없을 만큼 줄었다고 평가했다.

15일 트윗에서 언론과 충돌한 트럼프는 곧장 언론을 비방했다. 그는 "가짜뉴스 매체들은 우리 입장을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바이든이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고 끊임없이 가정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미국 헌법은 2020년 선거에서 훼손되고 부서졌으며 우리는 이를 곧 보여주려고 한다"며 "수백만표가 민주당 지지지자들에 의해 뒤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좌 세력이 투표 체계를 쥐고 있다"며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슬슬 발 빼는 공화당
이날 민주당 진영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대선 불복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선출직 공무원의 개념은 국민의 하인이자 임시직이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규범 위에도, 법 위에도 있지 않다. 그것이 우리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가 이제 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공화당의 마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는 15일 인터뷰에서 "나는 대통령을 지지하며 그가 증거를 모아 소송을 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확실한 점은 우리가 아는 한 바이든이 대통령 당선인이며 정상적인 정권 이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같은날 공화당의 아사 허치슨 아칸소 주지사도 NBC방송을 통해 "나는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이 된다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인정해 "바이든이 정보 보고를 받아 미리 직무 준비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미시간 등 4대 경합주의 공화당 주의회 의원들은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에 증거가 없다며 만약 개표 파행으로 주의회가 선거인단을 확정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 차원에서도 이제 불복 정국을 건너뛰고 차기 정부와 협력을 준비하자는 분위기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원의 50석을 확보했으며 개표가 완전 끝날 경우 과반(51석) 확보가 유력하다. 하원에서도 과반은 놓쳤지만 최소 7석의 민주당 의석을 빼앗았다.
미 정치 매체 더힐은 15일 보도에서 공화당이 사회기반시설 건설, 무역, 코로나19 등 핵심 현안이 산더미같이 쌓인 가운데 민주당과 갈등 수준을 낮추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화당이 올해 트럼프 캠프가 제기한 바이든 부자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스캔들은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당시 아들 헌터 바이든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으로, 트럼프는 이를 부각시켜 바이든이 부패 정치인이라고 몰아세웠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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