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부산·경남권은 4년 전 경제성·안전성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탈락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소 3년 이상 적정성 용역, 기본계획 수립 등을 다시 밟아야 한다. 수십억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국책사업이 한순간에 뒤집히면서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대구·경북 지역은 "국책사업을 뒤엎는 선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은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다.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검증 과정에서 비행절차 보완 필요성, 서편유도로 조기설치 필요성, 미래수요 변화 대비 확장성 제한, 소음범위 확대 등 사업 확정 당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던 사항들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날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계획이 시설수요 측면에서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고, 안전 측면에서 산악장애물 제거를 전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제공항의 특성상 각종 환경의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면에서 매우 타이트한 기본계획안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입지여건상 제한이 많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용가능 부지가 대부분 소진돼 향후 활주로 수요가 추가로 요구되어도 확장은 불가능하다. 공항 주변에 장래 개발계획이 산재하고 있어 소음 등의 환경적 피해요인이 지속적으로 증대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안전 측면에서 "근본적 검토"를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지자체의 협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장애물제한 표면 높이 이상의 산악(산봉우리)의 제거를 전제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법제처의) 해석을 감안할 때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신공항 계획에서 산악장애물 제거를 고려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법의 취지에 위배했다는 게 검증위의 결론이다.
정치권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특별법을 제정, '패스트트랙'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계획 수립 등 일체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후속조치 계획을 면밀히 마련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그간 가덕신공항 추진에 부정적이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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