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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아파트 2채 팔아도 분당 1채 못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8 10:59

수정 2020.11.18 16:37

문재인 정부 들어 가격 격차 2배 넘게 늘어
일산 아파트 2채 팔아도 분당 1채 못산다

[파이낸셜뉴스] 일산 아파트 2채를 팔아도 분당 아파트 1채를 마련하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1기 신도시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가격 격차가 2배 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베드타운 성격이 강한 일산이 기업유치와 GTX 사업 등 실질적 성과가 있어야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8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성남 분당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2246만원이다. 같은 1기 신도시인 일산 동구는 1324만원으로 가격 격차는 922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분당 아파트 값이 치솟으면서 상황이 변했다. 지난 10월 성남 분당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839.8만원으로 올랐지만, 일산 동구는 1472만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치며 두 지역의 가격 격차는 2367.3만원까지 벌어졌다.

분당은 최근 매매가와 전세가가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분당구 구미동의 '까치마을 4단지' 전용면적 84㎡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엔 6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12억3000만원에 거래돼며 89.23%나 올랐다.

일산도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분당을 따라잡긴 어렵다. 일산동구 중산동에 위치한 '하늘마을 5단지' 전용면적 84㎡는 2017년 5월 3억4500만원(14층)에 매매됐지만, 올해 10월엔 4억6500만원(10층)에 거래돼 34.78%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시장에선 이들 지역의 가격격차가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 일자리를 꼽았다. 분당은 강남과 판교 기업들의 직주근접을 배후수요로 삼고 있지만 일산은 일자리가 없는 '베드타운'이기 때문이다. 내놓을 만한 대표 기업이 없는데다,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테크노밸리와 영상밸리를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사업 성과를 내진 못했다.

더욱이 일산의 최대 호재인 GTX-A노선도 착공식을 했을 뿐,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이에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착공식'이라며 "GTX 완공도 제대로 지켜질 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5억원 이하의 주택을 살 때 지원하는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를 거론한 탓에 주민들에게 '낮은 집값을 광고하느냐'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해당 단지는 지난 9월 기준 전용면적 176㎡가 5억7900만원에 거래되며 디딤돌 대출 대상이 아니지만 '일산은 집값이 저렴한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일산과 분당은 같은 1기신도시로 시작했지만, 분당은 분당선에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을 높인데 반해 일산은 경의중앙선과 경쟁력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3호선 연장 일산선에 기대하고 있다"며 "일산은 GTX 사업 속도를 높이거나 기업 유치가 있어야 타 지역과의 가격 격차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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