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프듀 제작진, 방송 전부터 최종 선발 멤버 정해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8 13:00

수정 2020.11.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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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프듀) 101’ 시리즈 제작진이 방송 전부터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준영 PD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원을 선고하면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함께 기소된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에게도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안 PD는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를 받는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수천만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재판부는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사건 프로그램(프듀) 이틀 전에 이미 최종 선발할 멤버를 정해놓은 상태였다”며 “그럼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유료 문자투표를 실시함으로써 시청자들을 속였고 문자투표 수익금을 방송사인 CJ ENM에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건 범행으로 인해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현저하게 훼손됐고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습생들과 시청자들을 속이고 농락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연습생들은 방송 출연해 인지도 높이거나 정식으로 데뷔해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당히 박탈당했다”면서 “이 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순위 밖으로 억울하게 밀려난 연습생들”이라고 설명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피해 연습생은 △시즌1 김수현·서혜린 △시즌2 성현우·강동호 △시즌3 이가은·한초원 △시즌4 앙자르디 디모데·김국헌·이진우·구정모·이진혁·금동현 등 12명이다.

다만 재판부는 투표 조작으로 인해 순위가 오른 연습생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들 역시 자신의 순위가 조작된 것을 모르고 있었고 순위 조작을 빌미로 연예기획사에 예속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연습생들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들을 밝히면 피고인들 대신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고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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