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량 제품 교환 요구했지만, 교내 매점은 교환, 환불 해주지 않아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에서 12살 소년이 부러진 배드민턴 라켓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라켓은 학교 안 매점에서 판매하던 25위안(약 4200원)짜리였다.
19일 베이징TV 등 중국 현지 매체와 웨이보 따르면 지난 1일 후난성 천저우시의 한 중학교 1학년생 레이펑(가명)은 친구 등 5명과 교내 매점에서 각각 40위안과 25위안짜리 배드민턴 라켓 2세트를 구입해 복식 경기를 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25위안짜리 배드민턴 라켓의 손잡이와 샤프트 접합 부분이 헐거워진 것을 레이펑과 친구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매점으로 돌아가 라켓 교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매점은 재고가 없다며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 대신 투명 테이프를 붙인 뒤 학생들에게 돌려줬다.
레이펑은 직전 경기에서 친구에게 패한 뒤 옆에서 구경을 하던 중이었다. 이 때 갑자기 친구들이 치던 배드민턴 라켓이 부러지면서 일부가 레이펑 쪽으로 날아가 그의 머리에 박혔다.
레이펑은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두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혼수상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다가 8일 만에 끝내 숨을 거뒀다.
레이펑의 아빠는 아이가 회복될 희망이 크지 않다는 얘기를 의사로부터 듣고 아이의 장기를 기증하는 문제에 대해 아내와 상의했다는 말을 하면서 흐느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사고 후 학교 측과 매점, 라켓 제조업체 등은 레이펑 가족과 두 차례에 걸쳐 조정을 했지만 요구 사항이 상당히 달라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공익 변호사는 “매점에서 판매한 배드민턴 라켓에 명백한 품질 결함이 있었다”라며 “이는 일상적인 스포츠 경기를 하기에 매우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사고는 경찰에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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