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젠타 로보틱스 권기현 대표, 원격의료 가능한 초음파 진단 로봇 목표
[파이낸셜뉴스] “‘기술로 행복을 만드는 회사’가 마젠타 로보틱스의 모토입니다. 로봇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수혜를 입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권기현 대표가 지난 2015년 창업한 마젠타 로보틱스는 로봇 동작편집 플랫폼 마비즈(MAVIZ), 영상처리 플랫폼 마빅스(MAVIX) 등 독보적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성장중이다.
■폭탄주 로봇부터 마사지 로봇까지
권 대표는 지난 2015년 디지털 아트센터 나비가 개최하는 ‘로봇파티’ 사전 공개행사에선 폭탄주를 직접 제조해 대접하는 로봇 ‘마젠타 W’를 선보였다. 이듬해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 이 로봇은 고기를 굽는 재주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로봇박람회 ‘2020 로보월드’에도 부스를 꾸렸다. 마사지 로봇 ‘피로제로(PIRO-ZERO)’를 선보이는 자리다. 사람이 침대에 엎드려 있으면 카메라 달린 로봇팔이 신체 사이즈와 굴곡을 스캔해 마사지할 경로를 짠다. 로봇팔로 특정 부위를 꾹꾹 누르거나 살살 문질러줄 수 있고, 로봇팔 끝에 진동, 온열, 저주파기기 등 다양한 도구를 바꿔 달 수도 있다.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시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권 대표는 “병원에서 일하는 물리치료사들의 경우 환자는 많은데 일손과 체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면서 “마사지를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이 있으면 치료사들도 체력을 아낄 수 있고 환자별 데이터도 관리하기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시스에 자동도장로봇 공급
마젠타로보틱스의 강점은 인공지능이다. 딥러닝을 이용해 로봇이 어떤 사물인지를 판단해 특정한 동작을 취하게 할 수 있다. 동작편집기 마비즈(MAVIZ)는 3차원(3D) 마커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마우스로 포인트를 집어주기만하면 로봇에게 유연하고 정교한 동작을 만들어줄 수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 도장로봇 수요도 늘고 있다. 마젠타 로보픽스는 가구업체 퍼시스에 도장로봇을 설치해 운영중이다. 로봇이 한가지 종류만 반복적으로 도색하지 않고 여러 제품이 매달려 오면 딥러닝을 기반으로 사물을 인식해 그에 맞는 도장작업을 그때그때 할 수 있다. 이런 다품종 도색작업은 그동안 사람이 해왔지만 딥러닝 로봇을 이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마젠타 로보틱스가 퍼시스 공장에 설치한 도색로봇은 85종을 자체 인식해 도색할 수 있다. 연말까지는 300종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중이다.
권 대표는 미래에 원격의료가 가능한 초음파 진단 로봇을 만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그가 방위산업체 근무시절 중동 지역에서 일한 경험이 계기가 됐다. 문화적 특성상 여성이나 임산부가 남자 의사에게 몸을 보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동지역의 임산부들은 한국 여성들처럼 주기적으로 태아 초음파 진료를 받지 못한다고 한다.
권 대표는 “로보월드에서 보여준 마사지 로봇에 초음파 진료기기를 달면 의사가 수백km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진료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린다”면서 “비접촉, 비대면이 일상인 이슬람쪽 국가에는 이런 원격진료체계가 삶의 질을 높이는 촉매가 될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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