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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탄소제로' 재천명... QR코드·디지털화폐 동참 촉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3 10:25

수정 2020.11.23 10:25

- '말하면 행한다' 탄소 제로, 실현 가능성 의문은 여전
- 디지털화폐·QR코드 中중심 표준화 전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화상 방식으로 열린 제12차 신흥경제 5개국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화상 방식으로 열린 제12차 신흥경제 5개국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국에 보내는 회의적 시각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전히 석탄화력 발전소를 신설 중이다. 중국은 또 자국 중심의 QR코드(정사각형 모양의 불규칙한 격자무늬코드)·디지털화폐 사용에 동참할 것으로 촉구했다.

■'말하면 행한다' 탄소 제로
2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열린 주요 20개국(G20) 둘째 날 화상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이라며 “중국은 말하면 반드시 행한다. 확고히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처음으로 ‘탄소 중립’을 약속했다. 특정 시기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높고 비판적인 지적이 잇따랐다. 중국은 현재 전력생산의 60%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에만 세계 신규 화력발전소의 60%이상이 중국에 건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석유화학 프로젝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화력발전과 석유화학은 통상 30~40년짜리 장기 계획이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탄소배출경제권인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 비교해도 중국의 목표는 비현실적이다. 미국은 2005~2007년 탄소배출이 정점을 찍은 뒤 이후 10년 간 10% 감축했고 EU도 1990년 이래로 32% 줄이는데 그쳤다. EU는 2030년까지 45%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시 주석은 “중국은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 목표에 따라 청정·저탄소 에너지 사용을 추구하고 신에너지 등 산업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청정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신에너지 차량의 판매량은 5년 연속 세계 1위”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응 강화와 파리기후협약의 전면적 실행을 주문했다.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파리기후협약이 불공평하다며 자신의 재임 기간 이뤄진 협약 탈퇴를 옹호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4일 파리기후협약에서 1년 뒤 탈퇴한다고 통보했으며 이달 초 협약에서 공식 탈퇴, 협약 서명국 중 첫 탈퇴 국가가 됐다. 다만 조 바이든 당선인이 재가입을 공언한 상태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탄소배출량 2위국이다.

[수원=뉴시스] (사진 = 뉴시스DB)2020.06.10.semail3778@naver.com /사진=뉴시스
[수원=뉴시스] (사진 = 뉴시스DB)2020.06.10.semail3778@naver.com /사진=뉴시스


■디지털화폐·QR코드 中중심 표준화 전략
시 주석은 지난 21일에는 자국에서 먼저 시행했던 QR코드 형태의 건강코드를 코로나19 속 국경 이동에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은 이미 사회 전반에 QR코드 시스템을 뿌리내렸다. 중국 내에서 알리바바 알리페이, 텐센트 위챗페이의 QR코드가 없으면 사실상 정상적인 소비활동이 어렵다. 대부분 상품에도 QR코드를 부착해 추적이 가능토록 했다. 다만 QR코드의 개인정보 침해와 유출 우려의 논란은 해결하지 못했다.

시 주석은 “더 많은 국가에서 이 작업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며 “관련 정책을 표준화하면 세계 인구가 질서 있게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먼저 도입한 디지털화폐(CBDC)에도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주요 선진국들이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로 중앙은행 발행 CBDC에 대한 표준과 원칙을 제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QR코드, 디지털화폐 등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자국 중심의 표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 주석은 40여 년간 7억명을 빈곤에서 탈출시켰다는 사례를 들며 “발전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마스터키”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도상국의 채무 부담을 감소시키고 스스로 빈곤을 줄일 능력을 높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디지털경제 활용으로 여성, 청년 등 취약 계층이 빈곤에서 탈출해 부유해질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면서 “각국과 함께 빈곤에서 벗어나 더 나은 세계를 발전시키는 데 힘을 합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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