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민간소비 -4.3% '22년來 최악'
거리두기 격상에 소비위축 더 악화
정부, 소비 활성화 대책 마련 고심
11월 수출 11% ↑ '그나마 선방'
거리두기 격상에 소비위축 더 악화
정부, 소비 활성화 대책 마련 고심
11월 수출 11% ↑ '그나마 선방'
코로나 재확산에 절망적 내수
2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하락했다. 2·4분기 1.4% 상승하며 일시적으로 살아났지만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전년동기 대비 내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4분기 -4.8%, 2·4분기 -4.0%, 3·4분기 -4.5%로 부진한 모습이다. 연간으로는 4.3% 떨어져 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11.9%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쳤던 2009년에도 민간소비는 0.2% 상승했었다.
24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행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돼 민간소비 위축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주무부처에서도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8대 소비쿠폰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외식 활성화 캠페인'과 '농촌여행 할인 지원'을 24일 0시부터 잠정중단한다. 다만 농산물 구매 시 할인혜택을 주는 농축산물 할인쿠폰은 그대로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현재 시행하고 있는 소비할인권 6종의 발급을 잠정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공연, 전시, 영화, 체육, 숙박, 여행 관련 소비할인권이다.
24일부터 소비할인권 신규발급을 즉각 중단한다. 이미 발급된 할인권 중에서 예매하지 않은 할인권은 예매를 중지하고 예매한 할인권은 이용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제대로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정부는 8대 소비쿠폰 사업을 추진했으나 2차 재확산으로 사업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했다. 이번에도 내수진작 사업이 흐지부지돼 방역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출 호조'도 코로나 확산이 변수
암울한 내수 사정과는 달리 수출은 'V자 반등'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해외경제 변수에 따라 수출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13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1%(31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올해 월간 수출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충격으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다 9월에 조업일수 증가 등에 7.6% 반등했으나 추석연휴가 낀 지난달에 다시 3.6% 후퇴했다. 이달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다시 오를 전망이다.
수출 개선으로 인한 업황 개선 심리도 뚜렷하다. 이날 산업연구원이 전문가 설문을 토대로 발표하는 '전문가 서베이지수(PSI)'에서 11월 제조업지수가 133을 기록하며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PSI 조사는 기존 경기실사지수(BSI)가 대규모 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소규모의 전문가 패널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세계경제 개선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견고한 수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전날 전 세계 경기회복의 주요 특징과 전망을 분석한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서 "세계경제는 개선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선속도는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거대 수출시장인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경제상황이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중요 수출대상국인 중국 경제도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세를 보이지만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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