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달중 기자 = 여권에서 최근 들어 부쩍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유시민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뒤 더욱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내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대표 얼굴'(대선주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다. 대선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적자라고 부를 만한 후보가 없다.
일각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에 오르는 이낙연 대표도 거론되지만, 친노 핵심들은 이구동성으로 "솔직히 우리 사람은 아니다"라고 한다. 최장수 총리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국정의 한 축을 맡아 헌신해왔지만 아직 그에 대한 평가는 박한 셈이다.
친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시민 등판설은 가능한 이야기일까. 일단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도 그런(정계 은퇴) 의견이 확고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정계 은퇴를 한 유 이사장을 당장 여당 대선판에 올리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꼭 유시민이어야할 사정이 딱히 없다. 홍 전 원내대표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설득해서 대선 후보에 나서라 이렇게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여전히 유 이사장은 친노·친문진영에겐 매력적인 인물로 꼽힌다. 친문진영의 한 의원은 "유 이사장은 친노·친문이면서 대중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유 이사장을 지지하는 이들이 여전히 사이트 '시민광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 역시 최근 들어 노무현재단 공식 팟캐스트 '알리레오 북's'로 유튜브 방송을 재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친노·친문진영에서 마땅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유 이사장에게 기회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계 은퇴를 했다가 복귀해 대선에 성공한 케이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은 친문의 대선후보 찾기가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될 때 등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노·친문진영에서 후보 찾기가 실패하더라도 현재 거론되는 후보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이해찬 전 대표가 친노인사들 가운데 대선 출마를 제안했던 인물이 유 이사장이라고 들었다"면서 "그때 유 이사장이 고사하고 문 대통령을 추천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현재 주자들만으로도 정권연장이 충분하다면 꼭 등판을 요구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유 이사장이 기존의 이낙연 대표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보다 더 강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지지층 결집인데, 대선 패배 가능성이 거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정계 복귀)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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