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문화재청은 이와 관련 발굴조사 성과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사적 제6호 경주 황룡사지는 지난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경주고적발굴조사단에서 금당지와 목탑지 등이 위치한 중심구역과 강당 북편지역 등에 대한 발굴을 진행한 바 있다. 서회랑 서쪽지역은 당시 조사단 사무실이 위치했던 장소로 사역 내 유일하게 발굴하지 못해 미조사 지역으로 남아있던 곳이다. 그동안 서회랑 서쪽지역은 금당, 목탑 등이 위치한 예불공간과는 달리 승려의 생활공간이나 사찰 운영과 관련된 시설 등이 위치했을 것으로 막연히 추정해왔다.
서회랑에서 서쪽으로 약 9m 떨어진 곳에서는 남북방향으로 조성된 35.5m 길이의 고려 시대 담장도 확인됐다. 길이 30~50㎝ 되는 사각형 석재를 기초로 하고 그 위에 대형 암키와 조각을 여러 단 쌓아 수평을 맞춘 후 다시 상부에 석재나 벽돌을 올리는 방식으로 축조됐다. 이 담장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을 구획한 것으로 보이는데, 회랑 안쪽의 예불영역과 바깥쪽의 생활영역을 구분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통일신라 시대 건물지 하층에서는 약 5~10cm 크기의 잔자갈과 황색의 점토가 섞인 층이 노출됐다. 이 흔적은 도로기층부로 추정되는데 남북방향의 도로유구로 이어질 경우 황룡사 서편의 사역 확장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삼국~고려 시대에 사용된 기와류, 토도류, 금속유물 등이 다수 출토됐다. 특히 금동제·철제 자물쇠 3점이 주목받고 있다. 넓지 않은 조사구역 내에서 통일신라·고려 시대 자물쇠 3점이 출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서회랑 외곽공간의 기능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특히 통일신라 시대 건물지 기초층에서 출토된 길이 6cm의 금동봉황장식 자물쇠는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매우 특징적인 유물로 평가된다. 주조로 제작된 금동자물쇠는 봉황의 비늘이나 날개 깃털 등의 문양을 세밀하게 표현해 매우 정성스럽게 만든 귀중품으로 추정된다.
이에 문화재청은 해당구역이 사찰과 관련해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장치나 시설 등이 마련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조사지역에 대한 추가발굴이 이어지면 해당공간의 성격이나 기능이 보다 명확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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