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추위·경쟁 피해 아시아·아프리카로 이동해
아시아 낙타는 쌍봉, 아프리카 낙타는 단봉?
아시아 낙타는 쌍봉, 아프리카 낙타는 단봉?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전력 없이도 시원함을 유지하는 소재를 개발했다. 이들은 더운 사막에 서식하는 낙타의 털에서 영감을 받아 유사한 소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사막’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낙타는 원래 사막에 살지 않았다.
낙타의 고향은 ’북아메리카’
약 450만 년 전 낙타의 서식지는 사막이 아닌 북아메리카였다.
낙타는 원래 토끼와 크기가 비슷했다. 그런데 당시 북아메리카에는 낙타보다 몸집이 큰 동물들이 많이 서식했다.
따라서 낙타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했고 점점 더 큰 몸집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몸이 커지는 데에 한계가 있었고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들은 북쪽 지방으로 이동했다.
북쪽과 가까워질수록 낮아지는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낙타의 몸이 진화했다. 보온 기능을 하는 굵은 털, 눈에 쉽게 빠지지 않는 넓은 발, 등 위에 혹 두 개가 그 예다. 이때 등 위 혹은 낙타가 건초나 물 등을 섭취한 후 이를 지방으로 저장해 생긴 것이다.
'앗 추워'..생존 위해 아시아∙아프리카로 향한 낙타
그러다 약 200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시작했다.
따라서 이들은 추위를 피해 다른 곳으로 떠났다. 당시 알래스카와 러시아가 육지로 이어져 있었는데 일부 낙타는 이 육로를 통해서 아시아로 이동했다.
또, 이들보다 빠른 육식동물을 피해야 했다. 이때 낙타의 최대 달리기 속도는 고작 시속 30km였기 때문에 웬만한 육식동물에게 잡아 먹히기 십상이었다. 따라서 육식동물이 쫓아오기 힘든 지역을 찾아야 했다.
이렇게 추위와 육식동물을 피해 도착한 곳은 몽골 부근 사막이었다.
여기서 일부 낙타는 더 나아가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로 향했다.
아프리카에 정착한 낙타들은 두 개의 혹을 한 개로 줄여 단봉낙타로 진화해 더위에 적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의 표면적이 작을수록 햇볕을 더 적게 받아 덜 더운데, 이 원리를 활용해 혹을 한 개로 줄여 더운 기후에 적응한 것이다.
이렇듯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던 낙타는 추위와 경쟁에 밀려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동했고 생존에 가장 적합한 서식지로 사막을 선택했다.
omz@fnnews.com 이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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