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뉴스1) 유재규 기자,최대호 기자 = "한 3~4차례인가, '펑' '펑'하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어요. 손님들이 여기저기 119, 112에 신고하는데…난리가 아니었어요."
1일 오후 경기 군포시 산본동 소재 아파트 단지 내 화재가 발생했던 당시의 긴박한 현장의 순간을 지켜본 목격자 A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건물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돈가스를 판매하는 A씨는 "한가롭게 영업을 하는데 갑자기 '펑' '펑' 하는 굉장한 폭발음이 들렸다"며 "계산하던 손님 1~2명은 휴대전화를 들더니 신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의 말대로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 B씨는 "불기둥을 뒤로 '살려달라'고 절규하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당장에 빨리 구조됐으면 좋겠는데 내가 더 안절부절못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화재 소식에 아들의 집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한 60대 남성은 "아들이 사는 동인데 다행히 연락이 된다. 바로 화재가 발생한 가구 옆동에 우리 아들이 사는 집인데 너무 놀라 지금도 아파트 단지를 떠날 수 없다"며 "통제가 돼 들어갈 수 없어 더욱 초조하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는 오후 4시37분께 15층 규모 아파트의 12층에서 최초 발생했다. 인테리어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소방에서 집계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4명(남2·여2), 부상자 7명이다. 사망자 중 2명은 화재발생 5분여만에 12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자신을 덮쳐오는 화마를 피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흔적이 여전히 지워지지 않아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다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여럿 모여 연신 '어떡해' '어쩌다 이런일이 일어났어' 등 안타까운 시선으로 불이 발생했던 12층을 계속 올려다봤다.
냄새가 진동할 정도는 아녔지만 탄내는 여전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는 화재가 났던 해당 층에서 파손돼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유리 파편들도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경찰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을 통제했고 구급차는 해당 아파트 단지를 몇차례 오갔다.
장재덕 군포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 브리핑을 통해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화재와 사고원인에 대한 규명을 철저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부상자 7명 가운데 계단에서 발견된 1명은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6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원광대병원, 한림대병원 등 인근 병원 4곳에 분산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헬기 및 펌프차 등 장비 40여대와 인력 100여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은 약 1시간만인 오후 5시40분께 꺼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한국전기공사,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총 16명의 감식단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불이 최초 발생한 12층부터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또 당시 난로를 피우며 작업을 했다는 진술도 있어 경찰은 이에 대한 진위 여부도 살피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19분께 현장에 도착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현장 상황을 보고받은 뒤 "수습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해 가족들에게 사고내용을 알리고 부상자 치료와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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