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차관 내정 직전까지 '원전 의혹'에 연루된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관계 상충이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위해 징계위원회 구성원인 차관을 급하게 찾다보니 제대로 검증도 안한 것이라는 볼멘 소리와 함께 수사방해 우려도 제기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차관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변호인을 맡던 중 법무부 차관에 임명되자 전날 대한변호사협회에 휴업계를 냈다.
하지만 검찰사무의 최종 실무 책임자격인 법무부 차관 자리를 전임 고기영 차관 사의 표명 하루 만에 내정한 것 자체가 검증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강남에 고가 아파트 두 채를 보유중인 이 차관이 현 정부가 고위 공직자 인사 원칙으로 내세운 1주택자 기준에 미달하는 문제는 차처하고라도 국민적 관심사인 ‘원전 수사‘ 핵심피의자를 내정 직전까지 변호해 왔다는 점은 명백한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일각에선 청와대나 여권에서 이를 알고도 사실상 묵인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윤 총장 징계위 현안 해결을 위해 약점을 감수하고서라도 밀어부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속사정이 있었을 것이란 것이다.
검찰 한 관계자는 “이 차관의 원전 수사 변호인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검사들이 많다”며 “추 장관이 검찰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여론이 거센 와중에 어떻게 이번에는 현안수사 중인 사건의 변호인에게 차관직을 수행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격분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도 “인사는 메시지다. 이 차관의 전력을 고려할 때 결국 정권이 원전수사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주거나 수사 압박을 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오랜 수사경험에 비춰볼 때 윗선 지시가 드러나는 것을 은폐하기 위해서가 아니고서는 현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검찰 내부에선 법무부가 윤 총장에 대한 해임 등 중징계 의결뒤 조만간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대전지검 수뇌부를 교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 장관이 이번 수사를 "정치인 검찰총장의 정부 공격"으로 간주한 데다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수사를 맡고 있는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이 윤 총장 측근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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