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이 긴급사용 승인을 앞둔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자원한 전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TV에 나와서 백신을 맞겠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는 3일 방송 예정인 라디오방송 시리우스XM 인터뷰에서 "미국 감염병 최고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백신이 안전하다고 말한다면 믿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내가 알고 나와 함께 일했던 파우치 소장 같은 사람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TV에 출연해 접종하거나 접종 장면을 촬영하도록 해 내가 과학을 신뢰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특히 흑인사회가 신속 개발된 백신에 품는 의심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터스키기 실험'을 언급, "역사적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가 (백신 접종에) 왜 회의적인지 이해한다"고 밝혔다.
미국 보건당국은 매독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관찰하기 위해 1932년부터 40년간 흑인 600명을 대상으로 비밀 생체 실험을 감행한다.
실험 대상은 소수자인 흑인이었는데, 실험 동의를 받는 과정이나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관련 내용을 당사자에게 비밀에 부쳐 논란이 일었다.
실험 과정에 7명이 매독으로, 154명은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이 실험은 흑인 등 유색인종 사이에 백인 집단의 연구 또는 의학적 처치에 대한 극단적 불신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의 불법행위를 경험한 흑인을 비롯, 라틴계 등 미국 내 유색인종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도 못 믿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지만 백신은 우리가 더이상 소아마비가 걸리지 않는 이유다. 홍역과 천연두, 인류와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질병으로 아이들이 사망하지 않는 이유"라고 백신을 옹호했다.
아울러 부시 전 대통령,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 위해 직접 맞겠다고 밝혔다.
이들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공개적인 환경에서 투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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