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항공업계 고용유지 불신 잠재우려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3 18:00

수정 2020.12.03 18:00

[기자수첩] 항공업계 고용유지 불신 잠재우려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발표 이후 정부와 대한항공 측은 지속적으로 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노조의 불안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준 이후 대한항공은 재차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틀 후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현실성 없는 고용안정 대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일까.

우선 양사 결합 발표 이후 직원들 사이에선 지속적으로 '중복되는 노선은 줄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항공기를 반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기존 인력이 전부 필요 없게 된다. 정규직 구조조정은 없더라도 계약직이나 비정규직 계약 연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인위적인'이라는 토를 단 것 역시 노조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인위적'의 뜻은 '자연의 힘이 아닌 사람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조조정은 발생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들릴 여지가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측이 빠져나갈 탈출구를 만든 것으로 느낄 수 있다.

사실 호황 속 합병이 아닌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양사가 생존을 위해 내린 마지막 결단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비용절감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구조조정이 없다면 수년간 신규채용이 없을 것이기에 사회적 시선으로 큰 틀에서 보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따라서 해법은 근원적 부분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불안감으로 확연히 줄어든 항공여객 수요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것이다. 노선이 재운항돼도 여객수요가 늘지 않는 이유는 '자가격리 14일'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최선의 방법은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개발돼 보급되는 것이겠지만 방역에 대한 '인위적'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정부는 각국과 협상을 통해 '트래블버블' 대상국가를 늘리는 길밖에 없다.

pja@fnnews.com 박지애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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