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1월이후 외부유입 코로나19 확진자 속출
“확진자 동선 알아서 추측 하란거냐” 민원 잇달아
다음 주부터 ‘제주형 확진자 동선 공개 기준’ 적용
복수확진자 발생·불특정 다수 이용장소, 신속 공개
“확진자 동선 알아서 추측 하란거냐” 민원 잇달아
다음 주부터 ‘제주형 확진자 동선 공개 기준’ 적용
복수확진자 발생·불특정 다수 이용장소, 신속 공개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깜깜이' 논란이 일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정보 공개 기준을 지역실정에 맞게 개선키로 했다.
이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데다, 도내에도 최근 코로나19 확산자가 속출하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세에 정부와 지자체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정작 정부 지침에 따라 공개된 확진자 동선만 보면 확진자와 거리를 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도는 이에 따라 지난 3일 오후 재난안전대책본부 내 방역대책총괄반(보건복지여성국)과 역학조사관·공보부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선 정보 공개에 대한 논의를 거친결과, ‘제주형 확진자 동선 공개 지침’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도민 불안 해소와 알권리 실현을 위해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해 심리방역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도는 질병관리청의 확진자 정보공개 지침을 존중하되, 복수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문 사실이 확인되는 등의 상황에선 방역조치를 포함해 동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동선 공개 범위에는 ▷학교·학원·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해 ▷복수 확진자 발생과 접촉 가능성 등의 집단성 ▷추가 감염 우려가 존재하는 불확실성이 높거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 ▷서비스 직종과 도민 우려 업소 등이 포함됐다.
접촉자가 모두 파악돼 동선을 비공개하는 경우에도 관련 사유를 설명하기로 했다.
제주형 지침은 다음 주에 확정돼 적용될 예정이다.
■ 원희룡 지사 “]정부지침 존중하지만 구체적 동선 공개가 실익”
앞서 도는 도민과 관광객의 불안 해소와 알권리 충족을 위해 역학조사 결과 중 ▷검사·확진일 ▷입원병상 ▷관련 증상 ▷연령대 ▷접촉자 정보 ▷방문지 등을 포함해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왔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10월7일 ‘확진 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지침’을 마련한 가운데 각 지자체에 준수할 것을 요청하면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확진자가 거주 중인 동 단위 정보만 공개할 뿐, 구체적인 아파트 단지명이나 읍·면·동과 같은 확진자 방문지의 세부 주소는 공개하지 않는다. 식당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매장명·층수도 비공개한다. 이는 역학적 연관성이 낮은 동선 공개로 인한 사생활 침해 논란과 경제적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공개로 전면 전환된 후 ‘깜깜이’ 동선에 대한 논란은 커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정보를 최대한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공개를 전제로 한 방역 대응 과정에서 접촉자 확인에 실패할 경우 ‘골든 타임’을 놓쳐 초동 대응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질병관리청의 지침 안에서만 확진자 동선을 공개할 때는 심리적 불안을 일으키고 공식 발표를 통하지 않은 정보가 유포되면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질병관리청의 공개 지침을 존중하되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선제적으로 정보를 알려 심리적 방역에도 적극 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제주도내에선 추석연휴(9월30일∼10월4일)가 낀 지난 10월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단 1명도 없던 제주지역에 11월에만 22명(#60~81)이 나오더니, 12월 들어서는 3일까지 5명이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주 한달살이 체험에 나선 83번·86번 확진자는 아직도 감염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어 지역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제주여행을 하고 돌아간 후, 거주지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제주도에 통보된 사례도 11월에만 총 23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11월 한 달 동안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13만52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7만5213명)의 96.6% 수준까지 회복돼 지금 시스템과 인력 구성만으로는 방역관리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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