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내집마련은 '이생망'..주식대박 좇는 20대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6 18:17

수정 2020.12.06 20:20

올해만 증권계좌 신설 315만건
취업·집값 불안에 '빚투' 열올려
평균수익률은 연령대별 최하위
"증시조정땐 경제적타격 가장 커"
내집마련은 '이생망'..주식대박 좇는 20대
올해 국내 20대의 절반가량이 주식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물론 삼성전자, LG화학 등 많은 종목들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앞다퉈 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20대의 참여로 자본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고 있어 후폭풍도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6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 15일까지 20대 투자자들의 신규 개설 증권계좌는 315만7376개에 달했다. 여러 증권사에 여러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지만 일단 통계청 통계를 기준으로 20대 인구가 680만1367명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절반에 가까운 46%가 주식시장에 새로 뛰어든 것이다.
이는 30대의 신규 계좌 개설 건수 348만개에 비해서는 적지만 실제 돈을 버는 20대가 많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증가 추세다. 지난해 20대의 신규 개설 증권계좌 수는 144만478개였다. 20대가 올해 주가지수를 끌어올린 '동학개미 운동'의 주역 역할을 한 것이다.

문제는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20대 투자자들이 빚투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30대 미만 청년층의 신용융자잔고(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주식 매수대금의 융자)는 41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연말 신용융자잔고가 1624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1년이 채 안 돼 2554억원(157.3%)이나 폭증한 것이다. 이는 전체 연령층의 신용융자잔고 증가폭 89.1%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대들의 '빚투'가 급증한 것은 암담한 현실 때문이다. 취업도 쉽지 않은 데다 직장을 갖는다고 해도 월급으로는 집을 가질 수 없다는 불안감에 목돈 마련을 위해 빚투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 부동산 가격마저 폭등하며 자신의 능력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졌다"면서 "주식 투자가 집을 사기 위한 자산 증식의 최선의 수단으로 인식되며 레버리지(차입)까지 일으켜 20대가 증시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제는 이들의 '빚투'가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신설된 계좌 가운데 20대의 평균 수익률은 (8월 말 기준) 13.5%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자본이 일하게 하는 경험을 깨닫게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개별종목에 치우치기보다는 간접투자를 병행해 복리효과를 누리는 등 긴 호흡으로 접근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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