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우리는 망했다" (We messed up)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래리 딕슨 전 미국 상원의원(앨라배마주)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딕슨 전 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7일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딕슨 전 의원의 마지막 소원은 앨라배마 주민들이 자신의 운명을 따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그의 절친이던 데이비드 스레셔 호흡기내과 의사가 전했다.
스레셔 박사는 "딕슨 전 의원은 사람들이 조심하고 마스크를 쓰며 사회적으로 모이지 않길 원했다"면서 "그는 아내에게 유언으로 '우리는 경계를 늦췄다. 모두에게 조심하라고 말해달라. 코로나19는 현실이다. 확진 받으면 즉시 도움을 받아라'는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딕슨 전 의원은 약 2주 전 친목 모임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며칠이 지나 딕슨 전 의원은 코로나19 초기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후 상태가 악화돼 병원으로 실려가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모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같은 모임에 참석했던 2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스레셔 박사는 전했다.
공화당 소속 딕슨 전 의원은 1975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시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해, 1978~1982년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후 1983년부터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몽고메리·엘모어·크렌쇼 카운티 등 상원 25구를 대표했다.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딕슨의 정치적 고향이었던 앨라배마주는 연일 입원환자·신규 환자 수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7일 오후 기준 앨라배마의 누적 확진자는 27만2229명, 사망자는 3892명이다. 최근 7일간 양성 판정율은 34.7%로 미국 전역에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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