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만 70만곳 문 닫아…하루에 1896개꼴
문 닫은 기업 74%는 연매출액 5000만원 미만
92%는 1인사업자…주로 도소매·부동산·음식점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새로 탄생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는 크게 늘었지만 이들의 생존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기업 열에 일곱은 창업 5년차까지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고, 열에 넷은 1년 만에 폐업하고 있었다. 이렇게 문을 닫는 기업들의 상당수는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을 영위하는 1인 사업장들이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9년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년차 신생기업(2017년 창업)의 생존율은 63.7%였다. 하지만 5년차 신생기업(2013년 창업)의 생존율은 31.2%에 불과했다. 5년차 생존율은 1년 전에 비해서는 2.0%포인트(p)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산업별로 보면 전기·가스·증기업의 생존율이 가장 높았다. 이 업종의 5년차 생존율은 79.3%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금융·보험업(17.6%), 예술·스포츠·여가(20.5%), 숙박·음식점업(20.5%) 등은 생존율이 특히 낮은 업종들로 분류된다.
지난해 생겨난 신생기업은 99만7000개로 전년 대비 8.4%(7만7000개) 늘었다. 신생기업들이 많이 분포한 업종은 부동산업(25.3%), 도·소매업(20.3%), 숙박·음식점업(16.7%) 등으로, 이 3개 업종이 전체의 62.3%를 차지했다.
신생기업의 92.3%는 개인기업이었다. 특히 종사자 1인 기업은 89만3000개로 전체의 89.6%를 차지했다. 대표자 연령은 40대(27.7%)와 50대(25.7%)가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활동기업은 총 652만7000개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4%(27만7000개) 늘어난 숫자다. 이 가운데 89.4%(583만2000개)는 개인기업, 10.6%(69만5000개)는 법인기업이었다. 종사자 수가 1인인 곳은 78.9%(514만6000개)였다.
활동기업 중 부동산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이 전체의 57.6%를 차지했다. 활동기업의 절반가량인 49.8%는 매출액 5000만원 미만 기업이다.
작년 신생기업과 활동기업 수는 모두 역대 최대치다.
2018년 한 해 동안 문을 닫은 소멸기업은 69만2000개로 1년 전보다 0.9%(6000개) 감소했다. 하루에 1896개씩 문을 닫은 셈이다. 특정 기간 활동기업 수 대비 소멸기업 수 비율인 소멸률은 11.1%로 1년 전보다 0.4%p 하락했다.
소멸기업 가운데 93.4%는 개인기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1인 기업이 91.6%였다.
소멸기업이 많이 분포한 업종을 봐도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업(25.3%)과 부동산업(20.5%), 숙박·음식점업(20.0%) 등으로 나타났다. 모두 경기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업종들이다.
소멸기업의 73.7%(51만개)는 연매출액이 5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출이 5000만~1억원 사이였던 곳은 10.9%였다.
이렇게 문을 닫은 기업들에 속해 있던 93만8000명이 일터를 잃었다. 소멸기업에 종사했던 이들은 1년 전보다는 3000명 더 늘었다.
한편 최근 3년간 연평균 10% 이상 고성장한 기업은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다만 이들 중 사업자등록 5년 이하 기업(가젤기업)은 3.5% 늘어났다. 20% 이상 고성장한 기업도 3.3% 감소했지만 가젤기업은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작년에는 세계경제 둔화와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고성장 기업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 등의 영향으로 보건·사회복지 분야 신생기업들의 빠른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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