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재평가 받는 굴뚝주, 반란 시작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0 17:43

수정 2020.12.10 17:50

'건설·철강·화학' 전통주 강세
최근 2개월 업종별 등락률
건설업 26%로 1위 수성
철강·화학도 상위권 기록
유가 상승·철강수요 증가
수출회복 기대감에 상승 주도
재평가 받는 굴뚝주, 반란 시작됐다
건설·철강·화학주 들이 화려한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굴뚝주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나 바이오·백신주 등의 기세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지만 '굴뚝주'가 최근 2개월 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1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약 2개월간(40거래일) 유가지수에서 업종별 등락률 1위는 건설업으로 25.52%를 기록했다. 철강금속도 23.56%로 4위, 화학은 16.96%로 10위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굴뚝주가 1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속에 볕이 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유가 회복과 철강 수요 증가, 실적 기대감 등으로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굴뚝주 중에서도 건설주가 단연 돋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선물옵션 동시만기 영향으로 9.01포인트(-0.33%) 내린 2746.46을 기록했음에도 건설주는 4.24% 상승했다.
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전일에 비해 600원(2.36%) 오른 2만6050원을 기록하며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6일에는 장중 2만74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

건설업 대장주 GS건설 주가는 3000원(8.53%) 뛴 3만81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GS건설 역시 이달들어 상승세를 유지하며 19.15% 올랐다.

이외 대우건설이 375(8.72%) 오른 4675원, 현대건설이 1550원(4.21%) 오른 3만8350원, 대림산업이 1200원(1.46%) 오른 8만3500원, 대림건설이 1500원(4.97%) 오른 3만1700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건설주 밸류에이션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현대건설 0.59배, GS건설 0.64배, 대우건설 0.62배 등으로 과거 5년 평균 0.70배 대비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의 매수세도 영향이 컸다. 건설주는 지난 2개월 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36억원, 3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3285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철강주들도 상승 랠리에 동참하고 있다. 백신 개발로 인해 경기 민감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철강주들의 실적 개선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포스코(POSCO)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37%) 하락한 27만2000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15.38% 상승했다. 지난 7일에는 장중 27만5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업황 부진과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 등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지만 최근 백신 개발 소식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도 이날 650원(1.63%) 오른 4만600원에 거래됐으며 장중 4만255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이달 들어 25.25% 상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철광석 가격이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2013년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t당 150달러선을 돌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제품 가격 인상이 어려웠던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 인상 및 수요 확대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화학주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부침을 겪었던 공장 가동률과 수요 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4·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9월말 9만6000원대 수준이었지만 이날 종가가 13만9000원까지 오르며 60%대 상승했다.
대한유화, SKC, 한솔케미칼, 롯데케미칼, 효성화학, 포스코케미칼 등도 올 4·4분기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9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전지사업부문) 간 합작사 '얼티엄셀즈'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15.93%가 상승하기도 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언텍트주가 10월 들어 주춤했고, 내년에 기업 투자가 늘면서 생산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져 경기 회복주인 굴뚝주가 주목을 받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때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가라 외국인들의 관심이 컸고,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적어 주가 상승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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