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지역 주거용적 400%로 제한' 주요 골자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대구 중구 전체 면적의 44.2%가 상업지역인 만큼 조례가 개정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 중단 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힘겹게 지탱해가고 있는 대구경제는 다시한번 발목을 잡히게 될 것이다."
"상업지역의 높은 용적률을 이용한 고층·밀집 주거(상)복합의 무분별한 건축으로 상업지역의 주거지화, 일조·조망권 침해 및 교통난 등 심각한 도시문제 발생 대규모 사회적 갈등 유발, 장기적으로 도시공간구조 훼손 발생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오는 16일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재심의를 앞둔 '대구시 도시계획 조례개정안'(이하 개정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 대구의 상업지역 내 건축물의 용적률은 중심 상업지역이 600∼1300%, 일반 상업지역이 500∼1000%, 근린 상업지역이 400∼800%다. 반면 개정안에 따르면 중심 상업지역은 1300%, 일반 상업지역은 1000%, 근린 상업지역은 800%로 완화, 상업지역 내 건물 중 주거복합의 용적률을 400%로 대폭 낮춘다. 또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 등 준주택 용적률 역시 400%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시행된 '용도용적제'에 따라 용적률 600% 내·외의 주거복합건축물이 최근 주택경기호황을 타고 도심상업지역에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며 "이에 주변지역의 일조·조망권 침해 민원과 교통·학교 등 도시기반시설의 부족 문제 등이 대두, 불가피하게 개정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8월 20일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후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 12개 단지 6338가구가 추가 접수됐다"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상업지역의 비중이 큰 중구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과 건설업계 등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구의 반발이 매우 거세다.
중구는 지역 내 주민자치위원연합회를 비롯해 새마을회, 여성단체협의회 등 중구 내 각 협의단체장 20여명으로 구성된 '대구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및 발족, 1인 시위와 반대 기자회견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조례 개정을 강력 반대했다.
반발 여론이 거세자 대구시의회는 지난 10월 임시회 때 개정안의 취지에는 백번 공감하지만 반발 확산세에다 시기 부적절 연구 및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조례 개정 심사를 유보했다.
하지만 시가 개정안을 재상정, 오는 16일 재심의키로 하자 중구를 중심으로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대구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조례 개정 반대 기자회견'를 갖고 철회를 다시한번 촉구했다. 이들은 "시가 '코로나19' 경제위기를 맞아 서민경제를 지키기 위해 보류됐던 개정안을 다시 상정했다"며 "개정안은 비대면 산업의 특성으로 대구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건설경기를 악화시켜 도심발전의 생명력을 빼앗고 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구수 공동위원장도 "개정안은 지역경제와 발전에 장기적이고 결정적 여파를 미치는 만큼 오랜시간을 두고 신중히 결정돼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시와 대구시의회가 유보 2개월 만에 졸속으로 재상정·재심의하는 것은 중구 주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재심의를 앞둔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대구 도심 내 난개발을 막겠다는 조례 개정 취지는 이해하지만, 주민 반발이 워낙 거센 만큼 매우 조심스런 입장이다. 김원규 위원장은 "지금도 조례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보완 의견(기 진행 중인 사업 보호 등을 위해 최소한의 유예기간과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등에 대한 경과규정 등 보완) 등을 신중히 검토, 개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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