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허리와 다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주부 박 모씨(64·여), 같은 증상으로 병원은 찾은 회사원 김 씨(45·남). 두 사람 모두 허리부터 다리까지 찌릿찌릿한 통증으로 활동에 불편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비슷한 증상이었지만 두 사람의 검사 결과는 달랐다. 박 씨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김 씨는 허리 디스크로 진단받았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모두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내려오는 통증과 저림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구별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디스크와 협착증은 어떻게 다를까?
먼저 허리 디스크는 자세와 상관없이 허리부터 발까지 통증과 저림이 느껴지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가만히 누워있으면 증상이 없고, 서거나 걸으면 그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어 어르신들이 길을 걷다 쪼그리고 앉아 쉬거나 유모차와 같은 보행기구에 의지해 걷는 것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허리 디스크에 비해 척추관 협착증은 증상 발병 연령대가 주로 60~70대로 노년층이 많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노인뿐 아니라 잘못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학생과 직장인,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나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병한다.
척추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다.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단계적 맞춤치료를 한다. 두 질환 모두 증상 초기에는 운동을 제한하고 안정을 취하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신경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보존적 치료를 꾸준히 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질환에 따라 다음 단계의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인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비수술치료는 대표적으로 신경이 눌린 부위에 약물을 직접 주입해 염증물질을 제거하는 치료법인 신경성형술과 척추관을 넓힌 후 약물을 주입해 근본적 통증의 원인을 치료하는 풍선 확장술이 있다.
비수술치료에도 통증이 좋아지지 않거나 하지마비가 있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수술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적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들어 척추질환 치료법을 계속 진화하고 있고, 척추내시경 술이 많이 주목받고 있다.
척추 내시경술은 1cm 미만의 피부 절개를 통해 작은 구멍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피부와 근육 조직의 손상이 적어 출혈도 거의 없고, 수술 후 흉터가 작아 회복 속도도 빠르다. 척추 협착 정도에 따라 단방향/양방향 척추내시경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두 질환은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 후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분마취로 진행되어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수술이다. 하루하루 통증을 참고 견디기 보다는 치료 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
/변재철 원장(바른세상병원척추클리닉/정형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