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슈는 올해 홈쇼핑에서도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올해 강세를 보인 홈쇼핑 제품은 코로나 영향이 뚜렷한 '집콕' 제품이 많았다. 패션, 뷰티, 식품 카테고리에서 이너웨어, 기초화장품, 간편가정식 등 기본에 충실하거나 필수적인 상품에 수요가 집중됐다.
14일 TV홈쇼핑 업계의 올 한해 '히트상품' 트렌드를 보면 패션 카테고리가 여전히 강세였지만, 아우터보다 편한 옷이 많았고 '식품' 신장률이 두드려졌다. 언택트 트렌드가 강해지며 모바일 주문건도 늘었다.
■ '집콕'이 대세
롯데홈쇼핑에서 지난해 대비 주문량이 가장 늘어난 상품군은 '생활건강', '위생용품'으로, 뒤를 이어 50% 이상 신장한 '식품'은 가정간편식에 소비가 집중되며 8년 만에 히트상품 순위권에 진입했다. 언택트 소비로 모바일을 통한 주문 건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패션 부문은 재택근무 장기화로 트렌치코트, 재킷 등 아우터 구매가 줄고 니트, 티셔츠 등 이너웨어가 많이 팔렸다. 브랜드 별로 올해 이너웨어 구매 비중을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2배 이상 신장해 평균 70%를 기록했다. 뷰티 상품은 팬데믹 시대에 마스크 착용 필수화, 기본부터 다지는 '코어소비'가 확산됨에 따라 색조화장품보다 기초화장품에 수요가 집중됐다.
'김나운 더 키친'(4위)는 지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순위에 진입했다. 코로나가 최초 시작된 3월, 2차 유행인 5월 등 특정 기간 수요가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지난해 주문량 대비 약 50% 신장했다.
1위는 '라우렐'로 전년 보다 약 90%가 신장한 160만2000세트가 판매돼 올해 주문금액 1000억원의 최대 기록을 세웠다. 2위를 차지한 '조르쥬 레쉬'에서는 지난해 수트 세트가 인기였던 반면 올해는 이지웨어가 각광받았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 11월은 전월 보다 20% 이상 주문량이 급증했다.
이 때문에 매년 히트상품 TOP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자체 기획 브랜드들은 이너웨어를 대폭 확대해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LBL(6위)'은 론칭 5년차를 맞아 이너웨어 비중을 지난해 보다 30% 확대했다. 재구매율 40%를 달성하며 올해 누적 주문금액만 약 700억 원, 68만 5300세트가 판매됐다.
GS홈쇼핑에서는 패션 브랜드들이 강세였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건강기능식품, 마스크가 이례적으로 톱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종근당건강과 마스크 네퓨어가 각각 4, 7위로 처음으로 순위권에 들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외출 자제 등으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화장품인 'AHC'와 기본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인 '에이지투웨니스 커버팩트'는 명실상부 스테디셀러로서 입지를 굳혔다.
1위인 라삐아프는 올해 주문금액 900억원을 돌파했는데, 지난해와 올해 재구매율(건수)만 69.8%에 달하는 등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했다.
배우 김남주가 뮤즈인 모르간이 2위, GS샵의 대표 패션브랜드 'SJ와니'와 '쏘울'의 인기도 여전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선전도 눈에 띈다. '휠라(FILA)'는 톱 10위권에 신규 진입해 단숨에 6위 자리를 꿰찼다. 론칭 이후 현재까지 총주문수량은 180만족, 총주문금액은 953억원을 돌파했다.
■ 패션 PB 강세
길어진 집콕 생활로 올해 패션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웠지만 홈쇼핑에서는 예외였다. CJ ENM 오쇼핑의 판매 상위 10개 중에서 9개가 패션 카테고리일 정도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패션 브랜드 9개의 주문량 및 주문금액은 전년 동기(1월1일~12월10일) 대비 각각 26%, 14% 신장했다.
그 중에서도 단독 브랜드의 선전도 눈에 띈다. 오쇼핑 PB가 8개나 순위에 올랐는데, '더엣지'는 주문량 214만건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히트상품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해 9위에 자리했던 '칼 라거펠트 파리스'는 지난해보다 주문량이 126% 늘며 2위를 차지했다.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발탁한 'VW베라왕'은 3위, 디자이너 지춘희와 손잡고 출시한 '지스튜디오'는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야외 운동이 각광받으면서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8위)는 히트상품 대열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스포츠 웨어나 편한 패션(이지웨어)이 많이 팔렸지만, 반면 프리미엄 의류에 대한 소비행태도 나타났다. 오쇼핑부문 자체 패션 브랜드 '셀렙샵 에디션'(5위)은 올해 '럭스 라벨'을 론칭하고 프리미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그 중에서도 120만원이 넘는 고가의 코트는 방송 28분만에 준비 수량을 모두 소진했다.
현대홈쇼핑에서도 디자이너 브랜드가 인기였다. 올해 베스트 브랜드 1위를 PB 에이앤디가 차지했다. '에이앤디'는 지난 2018년 현대홈쇼핑이 유명 패션 브랜드 앤디앤뎁을 운영중인 김석원·윤원정 부부 디자이너와 손잡고 선보인 브랜드다. 지난해 출시 1년만에 3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에는 정상을 차지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패션 단독 브랜드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정구호 디자이너의 '제이바이(J BY)'가 올해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지난해 10월 이후로 선보인 디자이너 브랜드 '이상봉에디션'과 '안나수이'도 연이어 3위와 4위를 각각 차지했다. 8위와 10위는 집밥 관련 식품 브랜드가, 매일편한 마스크도 9위를 기록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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