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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리모델링 시장 잡자" 건설사들 ‘적과의 동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7 18:52

수정 2020.12.17 18:52

재개발 등 규제에 새 캐시카우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손잡고
올해 첫 리모델링 시장 진출
롯데도 전문인력 확충 등 공들여
17일 경기도 용인 현대성우8단지 정문 앞에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리모델링 사업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 단지는 오는 1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 제공
17일 경기도 용인 현대성우8단지 정문 앞에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리모델링 사업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 단지는 오는 1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 제공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낮은 수익성으로 외면했던 리모델링 분야를 정비사업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형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서다. 각사들은 리모델링 시장 주도권 경쟁을 위해 인력과 조직 확충에도 앞다퉈 나서고 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오는 19일 경기도 용인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를 앞두고 있다. 당초 경쟁구도가 예고됐지만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동수주로 선회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공동수주하는 건 이례적이다.

리모델링 시장은 그간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받아 왔다. 일반분양 가구수가 많아야 사업성이 높은데, 수직증축이 제한된 리모델링은 늘릴 수 있는 물량이 기존 가구의 15%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자 대형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그간 알려진 바와 다르게 골조만 남기고 모두 철거 뒤 다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쁘지 않다"라며 "기존 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든 만큼 대형사들의 리모델링 참여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용인 수지 보원아파트(1723억원)와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1차(2100억원)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용인 현대성우8단지까지 수주하면 수주 금액은 4000억원을 돌파한다. 공사비가 약 3400억원인 현대성우8단지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55%, 현대건설이 45% 비율로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포스코건설과 협력한 현대성우8단지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특히 이번 사업을 수주하면 올해 정비사업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다. 올해 전국 16개 사업지에서 4조5881억원을 수주하며 이미 2017년 최대 실적인 4조6468억원에 근접했다. 현대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전문인력을 충원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초 시공자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인 용인 수지신정마을9단지는 단독 입찰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로 선정되면 현대건설의 첫 단독 리모델링 사업으로 기록된다.

롯데건설도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갤럭시1차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낸 데 이어 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양천구 목동2차 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도 입찰했지만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약 17조2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오는 2025년에는 23조3200억 원, 2030년에는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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