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두유노우] 문 닫은 헬스장..'근손실' 걱정된다고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0 08:50

수정 2020.12.31 13:54

'머슬 메모리 이론'.. 최대 15년간 근육 세포 유지
젊을 때 미리 근육 많이 키워 놓는 '근테크' 권장
/사진=뉴시스화상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12월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며 헬스장이 문을 닫았다.

이에 헬스장 업자들뿐 아니라 이용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에 운동기구를 들여 자기관리를 하는 ‘홈트레이닝’을 할 수밖에 없는데 집에는 헬스장 수준의 시설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이 삶의 0순위인 사람들 중 근육을 잃는 ‘근손실’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의 걱정만큼 근육은 단기간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손상과 회복 거쳐 근육 성장.. 근육 ‘메모리’는 15년 정도

근육의 성장 원리는 운동을 통한 손상과 휴식을 통한 회복의 반복이다.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이 찢어지고, 그 주변에서 근육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위성 세포’가 활성화된다.

위성 세포가 활성화되면 근육 회복 과정에서 세포가 근육과 합쳐지는 ‘퓨전(fusion)’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퓨전이 일어난 후에도 세포의 핵은 사라지지 않고 근육에 남는다. 따라서 퓨전이 반복될수록 더 많은 핵이 근육과 합쳐지기 때문에 근육의 부피가 커지고 근육이 포함하는 핵 수도 많아진다.

이렇게 얻은 근육이 단기간에 사라질까 걱정된다면 과학 저널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오슬로대학교 연구진의 논문이 제시한 ‘머슬 메모리 이론’을 살펴보자.

‘머슬 메모리 이론’은 퓨전을 통해 근육이 핵을 보유하면 중간에 운동을 조금 쉬어도 그 핵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핵이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노르웨이 생물학자 크리스티안 군더센의 실험에 따르면 사람 근육 세포의 유지 기간은 약 15년으로 예측된다. 이는 15년 내에 운동을 잠시 쉬면 근육이 위축될 뿐 근육을 이루는 핵은 그대로 있다는 뜻이다.

어릴수록 근육 성장 수월.. ‘근테크’ 권장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퓨전을 많이 반복할수록, 즉 근육의 손상과 회복의 경험이 많을수록 근육이 보유하는 핵의 수가 많아져 근육 성장이 더 수월하다.

따라서 운동을 꾸준히 해 온 사람은 잠시 쉬었다 다시 해도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더 쉽고 빠르게 근육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어릴수록 근육 성장이 쉽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보유하는 핵이 줄어들어 근육이 성장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근육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따라서 의학 전문가들은 젊을 때 재테크처럼 미리 근육을 많이 키워 놓는 ‘근테크’를 권장한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심준영 교수는 "일반적으로 많이 걸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일본에서 걷기로 유명한 아이치현 노인대상 실험 결과는 달랐다"라며 “걷기 운동만 한 경우 악력 11%, 등 근력 25%, 수직 뛰기 20%, 심폐기능 12%가 저하되었고, 근력강화 운동을 한 결과 10년 전 근력과 보행속도가 비슷했다”라고 밝혔고다.


또 “특히 노인들에게 걷기만으로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며 근력강화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omz@fnnews.com 이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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