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비서관 칼럼
[파이낸셜뉴스] 최근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개인 방송 경기가 중국의 불법 이스포츠토토에 이용되어 논란이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논란의 반대급부로 이스포츠의 스포츠토토 정식 종목 지정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 주장은 코로나19와 맞물려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참에 이스포츠가 스포츠토토에 정식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지, 정식 종목화가 되면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합류하기 위한 조건과 절차는 무엇인지 상·하편에 걸쳐 설명하고자 한다.
2020년은 프로스포츠에게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거의 모든 프로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스포츠토토에도 불똥이 튀었다. 국내·외 운동 경기 취소는 스포츠토토 판매 중지를 불러왔고, 이는 체육진흥기금의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스포츠토토사업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단 세 달 만에 9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코로나19 국면이 앞으로도 한참은 더 이어질 전망이라는데 있다. 일자리 지원 같은 공익 용도로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기금 조성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스포츠토토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자 체육진흥기금까지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이스포츠가 등장한다. 언택트 시대에 이스포츠만큼 어울리는 종목이 있을까. 이스포츠는 리그 중단이 된 스포츠종목의 시청자까지 흡수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스포츠 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올해 LCK 스프링과 서머 시즌의 하루 평균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각각 60.1%, 74%나 증가했다.
이처럼 이스포츠의 가치가 올라간 이때,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대상 종목에 정식 합류하게 된다면 체육진흥기금 확보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로는 불법 베팅의 억제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래도 적지 않은 수의 불법 이스포츠 베팅사이트가 존재해 왔는데, 최근 들어 그 수가 부쩍 더 늘고 있다. 게다가 현행법상 불법도박은 이용자도 처벌 대상이다. 해외에서 합법적허가를 받아 운영 중인 곳도 국내에서 이용시 처벌 대상이다. 이처럼 불법 이스포츠 베팅을 하면 도박의 늪에 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자기도 모르는새 불법을 저지르고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무섭다. 만일 이스포츠가 스포츠토토 정식 종목화가 되면 음지에 있는 이들을 양지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프랜차이즈 첫 해이고,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스포츠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었다는 낭보가 엊그제 들려왔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면에서 우려되는 점도 있고, 스포츠토토 정식 종목에 포함되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도 여러개다. 다음 글에서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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