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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맞서는 中'자력갱생'… 첫해 화두는 '산업·공급망 구축'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0 16:47

수정 2020.12.20 16:47

중앙경제공작회의 결정
반도체 등 핵심기술 부재 약점
美 제재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자주성 확보에 국가전략 방점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수도 텔아비브 인근 시바 메디컬 센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자국민중 가장 먼저 공개 접종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수도 텔아비브 인근 시바 메디컬 센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자국민중 가장 먼저 공개 접종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이 내년 경제 방향의 방점을 자주적 산업망과 공급망 구축에 찍었다. 미국의 봉쇄 전략에 맞서 스스로 힘을 키워 일어서겠다는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2021~2025년)과 2035년 '자력갱생' 장기 목표의 첫 출발선이다.

20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지난 16~18일 비공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한 뒤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은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근간"이라면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매년 연말에 열리는 중국 최고위 당정 경제정책 결정 회의다. 내년 중요 경제정책방향을 결정하고 그해 경제성과를 평가한다. 한국으로 치면 기획재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과 유사하다.


중국 지도부는 성명에서 국가 전략적 과학기술 역량 강화와 함께 산업망·공급망의 자주성과 통제 가능 능력 향상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핵심 기술의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반도체를 비롯해 핵심 기술의 부재와 미국의 기술 압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 이후 미국은 자국산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제품의 중국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괴롭혔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반도체의 자체 개발·생산을 추구하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으나 무분별한 부실·중복 투자로 오히려 곳곳에서 삐꺽거리는 상황이다. 항공엔진, 로봇, 산업용 소프트웨어 등 분야의 중요 부품 역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중국 지도부는 따라서 미국과 기술 경쟁에서 핵심 약점인 반도체와 같은 품목의 공급 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는 10개년 계획을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시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는 "주요 과학과 기술의 혁신에 적극 참여하는 노력으로 국가 전략 기술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국가 발전과 안보를 방해하는 주요 어려움들을 해소하는 데도 더욱 힘을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세계 시장에서 과거 오랫동안 우위를 점했던 기초 부품과 기술, 중요 소재 부분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통신업계 전문가 샹리강 정보소비연맹 이사장은 관영 신화통신에 "산업 공급망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지도부는 아울러 내년에도 합리적이 범위에서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거시경제 정책을 유지하고 선제적 재정정책과 신중한 금융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가 '수요 측 개혁'을 천명하며 국가재정 퍼붓기가 아니라 소비 잠재력 향상 형태의 내수 살리기를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부양 강도는 올해보다 낮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도 이런 내용을 중국 지도부에 제안했었다.


중국 지도부는 "좀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어야한다"면서도 "소비 확대를 위해 고용을 진작시키고 사회 안보체계와 소득분배 구조를 개선하며 중산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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