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후보로" 출사표 던진 안철수… 나경원·오세훈 가세로 판 커지나

서울시장 ‘미니 대선급’ 새국면
安,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시사
금태섭 등 참여땐 경선 흥행몰이
김종인 위원장과의 앙금은 숙제
與도 박영선 등 거물 등판 가능성

출마선언 하는 안철수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스스로를 '야권 단일 후보'로 칭한 안 대표가 이날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내비치면서 조용하던 야권연대 판도는 물론 여당 입장에서도 야권의 맞상대 찾기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어 내년 보궐 선거는 더욱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대선 직행' 의지를 밝혔던 안철수 대표가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 출사표를 내면서 여야 모두에선 대선 전초전 성격의 내년 보궐 선거 판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안철수, 대선→서울시장 보궐 유턴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며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함께하는 '통합 경선'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공정경쟁만 된다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정권 교체가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선 야권이 힘을 합해야 하고 야권 단일후보로 맞서 싸워야만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그간 서울시장 출마는 물론 국민의힘 입당에 선을 긋던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마음을 굳히고 다양한 정치적 선택의 여지도 크게 넓히면서 선거판 흔들기는 물론 향후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만 놓고 보면 그가 과거 박원순 전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한 점에서 이번에는 동정론을 바탕으로 등판해 적지 않은 득표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 야권 대선주자급 출마 러시 가능성

안 대표의 출마를 계기로 보수야권 선거판의 시나리오는 한층 다양해졌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종구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 경선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잠룡들이 체급을 낮춰 대거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안 대표와 함께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주로 거론된다.

나 전 의원은 "흥미로운 전개"라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필요한 어떠한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한편 안 대표의 출마선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줄지어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며 연대 및 통합경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날 국민의힘 재보궐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의원은 파이낸셜뉴스 기자에게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고 정권교체를 이뤄야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며 "출마결심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 대표와 국민의힘이 손을 맞잡기까지 넘어야할 고비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안 대표가 제안한 야권연대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도 보궐선거판이 커지는 점에 정치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는 서울에서 우상호 의원이 출마표를 냈지만 박영선 중기벤처부장관 등 또다른 대어급 인사들이 범야권 후보에 맞설 필승카드로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e-mail]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