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말특수'라는데··· 매서운 성탄절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3 11:19

수정 2020.12.23 11:19

21, 22일 쇼핑몰-번화가 극명한 대비
백화점·쇼핑몰, 전년대비 매출 올라
번화가 방역수칙 직격탄··· 피해↑
크리스마스 앞둔 종교계 '울상'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이 업종별 쏠림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 대형마트엔 손님이 예년에 비해 늘었다. 지난해보다 명품과 가전제품 판매가 20% 이상 늘었고 마트를 찾은 손님들은 카트에 생필품을 가득 쌓아 올렸다.

반면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붐볐던 번화가와 골목상권은 울상이다.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매출은 반토막난지 오래다. 영업이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카페도, 밤 9시 이후 술집도 없는 상권은 크리스마스와 연말특수를 잊은 지 오래다.

연말 모임을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5인 이상 집합금지 방침에 우울감을 감추지 못한다.


전년대비 백화점 3사 명품매출 추이
(%)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1월 25.2% 28.0% 37.4%
2월 6.1% 6.0% 10.4%
3월 -10.7% -19.0% -10.7%
4월 13.8% 11.0% 18.6%
5월 25.3% 19.0% 37.8%
6월 28.8% 24.0% 39.6%
7월 45.0% 34.0% 49.4%
8월 41.5% 29.0% 29.4%
9월 38.7% 11.0% 23.6%
10월 35.4% 21.0% 36.9%
11월 29.7% 23.0% 24.8%
12월(15일까지) 35.1% 16.0% 23.8%
(백화점 3사)

■코로나 확산에도 핫한 쇼핑몰
코로나19 불황이 없는 곳이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쇼핑몰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쇼핑을 하려는 손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전제품과 명품관은 특히 인기가 높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 생활이 늘어난 것과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명품 브랜드 앞엔 개장을 기다리며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른바 '오픈런'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12월은 원래 연말 특수를 누리는 달이긴 하다"면서도 "이번달은 명품은 21.6%, 생활가전은 34% 전년대비 매출이 신장됐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이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가운데 서울 도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곳이 있는가하면 특수를 맞아 북적이는 곳도 있었다.

이 곳뿐 아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경기 고양 스타필드 등 주요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쇼핑몰은 어디나 손님들이 몰려들어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마트에도 손님이 몰렸다. 외출 대신 가정에서 휴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에 비해 특별한 행사가 없었는데도 대형마트 업체 대부분에서 매출이 전년대비 5~10% 가량 올랐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엔 쇼핑을 하거나 연말 분위기를 즐기려는 이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진=최서영 인턴기자
지난 2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엔 쇼핑을 하거나 연말 분위기를 즐기려는 이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진=최서영 인턴기자

■직격탄 맞은 번화가··· 생존기로 섰다
식당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공덕역 유명 레스토랑은 자리 절반이 비어 있었다. 평소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들어설 수도 없었던 가게지만 요즘은 예약을 하지 않고 와도 충분히 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식당 지배인은 "직장인 대상 가게들보다 타격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2.5단계 이후 단골들도 잘 찾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직장인 대상 음식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 식당들은 점심 시간에도 붐비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적잖은 직장들이 재택근무를 권장한 탓이다.

종로구에서 3년째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주는 "직장인 손님이 3분의 2는 줄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점심시간에 번호표를 받고 기다렸어야 했는데 지금은 빈자리가 허다하다"고 한숨지었다.

이달 24일부터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영향도 크다. 직장과 각종 모임 송년회는 전혀 이뤄지지 못한다. 연말특수만 바라보던 자영업자들은 한숨만 쉴 뿐이다.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장소 중 한 곳인 명동 쇼핑거리도 썰렁하다.

송년회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는 유모씨(31)는 "올해는 밖에 나가는 것조차 민폐라고 생각한다"며 "친구들과 각자 줌(단체 화상채팅 서비스)으로 수다를 나누는 걸로 연말모임을 대체하려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폐쇄된 한 교회 모습. fnDB
코로나19로 폐쇄된 한 교회 모습. fnDB

■"크리스마스 분위기? 온라인이 고작"
크리스마스가 최대 기념일인 기독교계도 비상이 걸렸다. 강화된 방역조치에 따라 대면행사가 금지된 가톨릭과 개신교는 24일과 25일 종교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특히 지난 13일 방역수칙을 위반해 대면예배를 진행했다 대거 확진자가 나온 금천구 교회, 제주도에서 다수 확진자를 발생시킨 김녕성당 사례 등은 종교계가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일각에선 종교행사가 비대면으로 이뤄질 경우 성금이 크게 줄어드는 점을 우려해 방역수칙을 어기는 종교시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 동작구 한 교회 관계자는 "2.5단계가 되고난 후부터는 거의 모든 교회가 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한다"며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교회가 전국에서 한 두 곳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아는 교회 중에 현장 예배를 결정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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