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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회장에 손병환 은행장… ‘농협맨’으로는 두 번째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2 18:06

수정 2020.12.22 18:06

‘관피아’ 대신 8년만에 내부 출신
"글로벌·디지털 분야 전문성 강점
포스트코로나시대 최적임자 판단"
농협금융 회장에 손병환 은행장… ‘농협맨’으로는 두 번째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손병환 NH농협은행장(사진)이 깜짝 낙점됐다.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이래 두 번째 내부출신이다.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100여일만에 물러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첫 번째 내부 출신이라는 평가다. 농협금융 내부의 강력한 요구와 최근 몇 년간의 성장이 내부 출신 회장 선임의 배경이다.

농협금융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손병환 현 농협은행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농협금융은 이사회 보고 후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임기는 2021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 까지 2년이다.

■8년만에 내부 인사 승진

농협금융 회장은 지금까지 5명이 있었는데, 그중 신충식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료출신이 회장을 맡았다.
농협금융 출범의 역사가 짧아 금융당국와의 관계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역시 관료 출신이 선임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내부 승진이 이뤄졌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2020년 이전은 금융지주로서의 뼈대를 농협에 체계적으로 뿌리내리는 시기였다면 2020년 이후는 내실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농업·농촌과의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이 더 이상 외부 출신에 기대어 성장하는 시기가 끝났다는 것. 실제 농협금융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했다. 임종룡 전 회장 시절에는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해 금융그룹의 외형적 모습을 갖췄다.

김용환 회장과 김광수 전 회장 때에는 해외 진출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지난해 1조 80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2025년에는 자산 6조원, 해외사업손익 1600억원, 네트워크 13개국 28개국 진출 달성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농협금융 내부에서도 내부 출신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농협금융 노동조합은 임추위가 열리는 동안 사내 곳곳에 포스터 등을 붙이면서 내부 인사 선임을 강하게 요구했다. 실제 노동조합 집행부는 사측에 이런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최종 후보자에는 외부 인사는 없었다. 내부 인사 2명이 최종 후보로 올라갔다.

■손 행장 파격 선임… 디지털 등 전문가

무엇보다 이번 손 행장의 깜짝 회장 낙점은 의외의 인사라는 분석이다.

그는 올해 3월 행장에 선임돼 행장직을 수행한 게 불과 9개월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최종까지 경쟁했던 내부 인사는 행장을 2년여간 역임하기도 했다. 금융권 내외부에서는 손 행장이 글로벌, 디지털 분야에 전문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손 행장은 지난 2015년 스마트금융부장 재임 시 NH핀테크혁신센터 설립, 국내 최초 오픈 API 도입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농협내에서는 대표적인 기획, 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은행장 시절에는 데이타사업부, AI전담조직 등을 신설하면서 은행의 디지털화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는 건전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2018년 0.43%였던 것을 올해 9월 0.26%까지 낮췄다. 또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같은 기간 0.89%에서 0.40%까지 떨어뜨렸다.


임추위 역시 "농협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뛰어난 디지털 전문성을 갖춘 손 후보자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농협금융을 이끌어 나갈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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