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글로벌 입맛 저격’ 비비고만두 올해만 1조 넘게 팔았다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2 18:23

수정 2020.12.22 18:23

CJ제일제당 나라별 전략 성공
만두 표기로 친밀도 높이고
베트남·독일 등 생산기지 확대
내년에도 유럽 등 판로 늘릴 계획
‘글로벌 입맛 저격’ 비비고만두 올해만 1조 넘게 팔았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가 연간 매출 1조원 벽을 허물고 식품업계 역사를 새로 썼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올해 매출이 1조원을 넘었다고 22일 밝혔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이 아닌, 식품 단일 품목으로 국내외에서 거둔 성과여서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치밀한 국가별 전략이 성공 비결

비비고 만두는 처음부터 국내와 해외 시장을 모두 고려해 기획됐다. 국내에서는 냉동만두의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제품력으로 냉동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깼다. 덕분에 월매출 100억원인 넘는 '비비고 왕교자'를 비롯해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대형 제품을 5개나 보유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은 나라별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 전략을 짰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식 만두'로 인식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략국가인 미국은 초기부터 유통업체 코스트코에 진입, 주류시장을 공략했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한 입 크기의 '비비고 미니완탕'에 집중하면서 '만두(Mandu)'로 표기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친밀도를 높였다. 2015년에는 현지 소비자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만두 연구개발(R&D) 조직을 만들었고, 2018년부터는 한국 스타일의 만두를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중국과 일본처럼 시장에 이미 독점적 지위를 가진 브랜드가 있는 경우 젊은층을 공략했다. 그 결과 지난해 징둥닷컴과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큐텐(Qoo10)에서 각각 만두 카테고리와 식품부문 1위를 기록했다. 한식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럽에서는 아시아 식문화 수용도가 높은 영국,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했다. 유럽 전역의 대형 유통채널 800여점과 코스트코 전 매장에 진출했으며, 2018년 이후 3년간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연평균 61%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도 글로벌 판매량 확대를 견인했다. 2013년 한국과 미국, 중국 5개였던 생산기지는 현재 베트남, 일본, 유럽(독일) 등 15개로 늘었다. 생산라인은 2013년 대비 4배가량 늘렸다.

■해외 겨냥한 혁신제품 육성

CJ제일제당은 국가별로 축적해온 생산-판매 노하우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비비고 만두 신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비고 왕교자와 같이 해외에서도 통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을 육성키로 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냉동만두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보편적인 맛뿐만 아니라 개인별 취향을 세심하게 담아낸 '수제형 냉동만두'에 집중키로 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미국에는 슈완스의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비비고 만두를 공급한다. 슈완스와의 협업을 통해 한식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방침이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5월 인수한 냉동만두기업 교자계획의 영업망을 활용해 코스트코 중심에서 슈퍼체인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로 했다.
교자계획이 강점을 가진 '글루텐프리 만두'의 글로벌 확산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소득 수준이 높은 스칸디나비아, 베네룩스 3국 등에 새로 진출하고, B2B 거래도 적극 확대해 한식 만두의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 출시와 함께 꿈꿨던 '전 세계인들이 주 1회 한국 음식을 즐기는' 비전이 현실이 됐다"면서 "전 세계에 비비고 만두를 더욱 널리 알리는 동시에 차세대 K-푸드가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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