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보고서
코로나19에도 내수 힘입어 선방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 격화
생산 순위 하락 가능성 커
코로나19에도 내수 힘입어 선방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 격화
생산 순위 하락 가능성 커
[파이낸셜뉴스]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5년 만에 세계 5위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부진은 이어졌지만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지원책 영향으로 주요국 중 유일하게 내수가 증가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0년 자동차산업 평가와 2021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올해 1~10월 기준 인도와 멕시코를 제치고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7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단계 뛰어 오른 수치다. 한국이 세계 5위를 차지한 것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의 급격한 위축과 일부 부품 공급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연간 수출은 191만대로 작년 보다 20.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정부의 신속한 방역과 긴급금융지원, 내수활성화 정책이 이어졌고 자동차 업계도 내수물량 확대 전략 및 신차출시 등으로 생산을 늘렸다. 그 결과 내수 실적이 전년 대비 6.2% 증가해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부품업계도 상반기 급감세를 보이며 산업생태계 붕괴가 우려됐지만 정부의 긴급지원과 업계의 자구 노력 등으로 3·4분기 회복세로 전환했다. 85개 상장사 기준 부품업계 매출액은 상반기 전년 대비 16.2% 감소했으나 3·4분기 3.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1억원 적자에서 5000억원 이상 흑자로 돌아섰고, 적자기업 수도 49개에서 26개로 줄었다.
올해는 비교적 선방했지만 내년에는 코로나19 사태 안정화에 따른 수요폭증 기대 속에서 해외 경쟁업체들의 생산 정상화와 중국의 해외진출 본격화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량 순위도 올해는 5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6위나 7위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년 자동차 내수는 전년보다 4.4% 감소한 182만대, 수출은 22.9% 증가한 234만대, 생산은 10.3% 늘어난 386만대로 전망했다. 수출과 생산 모두 2019년 수준인 240만대, 395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여력이 위축되고 있어 미래차 산업에 대비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가 적시에 대응하여 위기를 잘 넘겼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산업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더해 최근 국내 규제강화와 노사갈등, 환율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생산경쟁력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내년 수출시장 본격 회복시 대비 생산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사관계 안정화와 노동법제 개선, 국내 내수시장 유지를 위한 개별소비세 인하 70%로 확대, 과도한 환경규제 완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미래산업 재편 대응을 위한 부품업체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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