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백신 제공 압박
[파이낸셜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지 않으면 군사협정을 종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해당 협정은 양국이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근거가 되는 방문군 협정(VFA)을 말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미 지난 2월에도 다른 사유로 미국에 불만을 품고 이 협정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가 지난 6월 종료 절차를 최소 6개월 간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27일 일간 마닐라 블루틴 등 현지 언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이 최소 2000만 도스(1회 접종분)의 백신을 제공하지 않으면 미군이 필리핀에서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과 미국은 지난 1998년 훈련 등을 위해 입국하는 미군의 권리와 의무 등을 규정한 VFA를 체결했다. 필리핀과 미국간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 등의 전제가 되는 협정인 셈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월 '마약과의 전쟁'을 지휘했던 전 경찰청장의 미국 비자가 취소된 것에 대한 반발로 미국에 일방적으로 VFA 종료를 통보해 180일간의 경과 기간이 끝나는 8월에 이 협정이 공식 종료될 예정이었다. 이후 2차례에 걸쳐 미국에 종료 절차 중단을 통보해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되는 상황인데, 코로나 재확산에 또다시 백신 공급을 압박하며 이 협정 종료 카드를 흔든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영국발 여객기 입국 금지 시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1월 중순까지로 연장하고 내년 1월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의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시범 시행하는 것을 허용했던 결정을 전격 취소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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