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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후보 저지 못한 국민의힘 "비토권 박탈… 원천무효, 법적대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8 21:30

수정 2020.12.28 21:30

민주 "내년 1월 반드시 출범
두 후보 중립·공정성 갖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28일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정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야당 몫 추천위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한 채 선정된 터라, 야당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만 검사 출신인 이건리 부위원장이 최종후보 2인에 포함되면서 국민의힘은 '지켜본다'는 입장 속에 향후 인사청문회 대응 외에도 법적 효력 집행정지 절차를 강구 중이다.

그러나 내년 1월 중으로 공수처를 출범시킨다는 정부·여당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결과적으로 초대 공수처장 임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정치적 중립성 논쟁 여전

김 연구관과 이 부위원장 모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인물이지만, 야당은 비토권이 없어진 상황에서 선정된 후보들에 대한 부당함을 적극 피력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김진욱 연구관은 명색이 수사기관의 수장 후보로서 수사 경험이 일천하다"며 "구색을 맞추려 검찰 출신 이건리 부위원장으로 후보를 교체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현직 차관급 인사를 후보로 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여당 후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야당의 동의권이 무시된 채 이뤄진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새로운 추천위원의 권한을 봉쇄하고 의견을 묵살한 공수처장 추천위 결정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나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 위촉된 한석훈 위원의 후보추천권과 후보자에 대한 제대로된 검증을 할 권한이 박탈된 채 민주당 추천위원과 이에 동조하는 단체의 결정으로 이뤄진 추천을 국민의힘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으로선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처장이 나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향후 인사청문회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수적 우위에 밀려 야당의 비토권을 박탈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막지 못했던 만큼, 현실적인 대안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검찰 출신 인사가 후보에 포함된 것에 주 원내대표는 "제대로 독립적이고 중립적일 뿐 아니라 살아 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봤다"며 최종후보 2인에 대해 "지명된 것을 보고 생각하겠다"고 말해 즉답을 피했다.

■與, 공수처 출범 속도 낸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12월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1년 만에 후보자 추천이 완료된 것을 지적하며 조속한 공수처 출범을 다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많은 기대를 해주셨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늦었지만 공수처가 늦게나마 이렇게 훌륭한 두 분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일정부분 타격을 입는 듯했던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 카드로 적극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공수처를 1월 중 반드시 출범시켜 권력기관 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최종후보 2인에 대해 "대단히 훌륭한 분들"이라며 "당 고위전략회의 도중에 소식을 듣고 바로 보고드렸고, 당대표와 지도부는 좋은 분들이 추천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수처장 후보로 가질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해 대단히 훌륭한 분들이라고 했다"며 "추천된 두 분은 한 분은 판사, 한 분은 검사로 임명권자의 선택폭을 상당히 넓힌 추천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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