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갇힌채 죽어가는 환자 살려주세요"..'죽음의 병원' 된 요양병원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30 08:35

수정 2020.12.30 08:35

29일 오후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창문을 통해 밖을 살펴보고 있다. 동일집단 격리 중인 해당 요양병원에선 31명(직원10명, 환자 21명)의 확진자가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사진=뉴스1
29일 오후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창문을 통해 밖을 살펴보고 있다. 동일집단 격리 중인 해당 요양병원에선 31명(직원10명, 환자 21명)의 확진자가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위험 확진자가 많은 전국 요양시설에서 집담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시·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8일까지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숨졌거나 사후 확진된 사망자는 총 57명에 달한다.

특히 누적 확진자 166명이 발생한 경기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내 사망자는 29일 기준 누적 38명까지 늘었다. 지난 13일 이 요양병원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불과 보름 만이다.


다른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상황도 마찬가지다.

29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선 지금까지 24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 중 최다 규모다.

효플러스·양지 요양병원 외에도 미소들 요양병원(서울 구로구) 누적 136명, 가나안요양원(전북 김제), 참사랑노인요양원(충북 청주)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28일 0시 기준 전국 요양병원 환자·의료진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1451명에 달한다.

문제는 요양시설발 집단감염과 3차 대유행이 겹치면서 병상 부족 등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한단 점이다.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사망자 38명 중 27명이 전담 병을 배정받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울산 양지요양병원에선 사망자 24명 중 5명이 전담 병상을 기다리다 숨졌다.

의료계에선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환자뿐 아니라 접촉한 의료진, 간병인 등 관련자를 모두 병원에 가두는 '코호트 격리'가 요양병원을 '죽음의 병원'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코호트 격리 중인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호트 격리되어 일본 유람선 처럼 갇혀서 죽어가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을 구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고 "코호트 격리에 대한 정부 정책을 원점으로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도 29일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호트 격리는 결국 병상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환자들을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전용 병원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