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메로가 남극서 큰 몸집으로 살아가는 비밀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30 10:46

수정 2020.12.30 10:46

극지연구소, 공동연구 통해 세계 최초 메로 염색체 해독
메로(남극이빨물고기)
메로(남극이빨물고기)


[파이낸셜뉴스] 남극이빨고기(메로)가 추운 남극에 서식하면서도 큰 몸집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메로의 세포막 성분 중 하나인 스핑고지질(sphingolipid)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온도에서 지방이 굳는 것을 막고 일상적 세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극지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메로의 염색체 전체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에 따르면, 2019~2020년 메로 총 어획량 약 4169t 중 우리나라의 어획량이 1139t을 차지해 최대 조업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염색체는 생명체의 성장과 생존, 생식 등 유적적 정보를 갖고 있는 구조물로, 메로 염색체에는 혹한의 남극바다에서 어떻게 큰 몸집을 유지한 채 얼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는지가 담겨 있었다.

메로는 수심 10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류로 최대 몸길이 약 1.7 m, 무게 약 135㎏까지 자라는 대형 어종이며, 크릴과 함께 남극해의 주요 어족자원 중 하나이다.

극지연구소와 고려대학교 박현 교수 연구팀, 부경대학교, 국립수산과학원 등 공동연구팀은 메로, 일명 메로를 분석해 유전체의 크기(926Mb)와 염색체의 수(24개)를 파악했다.

메로는 2800만년 전 남극빙어로부터 분리돼 독립적 진화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621개의 유전자 군에서 적응과 진화의 흔적이 확인됐다.

염색체 해독결과, 생명체의 성장이나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서 특이점이 나타났는데, 이 특이점이 저온 환경에서 몸집을 키우는 메로의 성장특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연구에는 최신 염색체 해독 기술인 실시간유전자 분석방법과 염색질 3차구조 결합동정기술이 이용됐다.

극지연구소 김정훈 책임연구원은 "메로 연구는 어획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며, "이번 염색체 해독결과가 메로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동물학분야의 상위 학술지인 주올로지컬 리서치(Zoological Research)에 12월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