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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명박·박근혜 사면 건의"··당원 게시판 '폭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1 12:03

수정 2021.01.01 12:03

이낙연 "文대통령에게 이명박·박근혜 사면 건의할 것"
민주당 당원 게시판, 치열한 갑론을박 펼쳐져
일부 당원들, "이낙연 퇴진" 격앙된 반응
'맥락 이해'·'내부 갈등 자제' 요구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파이낸셜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해 첫 날, 적절한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당원게시판은 이 대표의 발언을 둘러싼 갑론을박으로 폭발했다.

우선 이 대표의 사면 발언에 반발하는 당원들은 '이 대표 퇴진'까지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민주당원은 "이명박, 박근혜 사면에 절대 반대한다"며 "지금 사면을 얘기하시는 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의) 대선 지지율을 위해서 사면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크게 사과하고 정신차리라"고 날을 세웠다.


또다른 당원은 "박근혜, 이명박 사면 반대한다"면서 "코로나 환경의 어려운 와중에서도 앞을 향해 나가야 하는 개혁과제들이 산처럼 쌓여있는데 당 대표는 왜 갑자기 박근혜, 이명박 사면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생각과 몇몇 측근들의 의견만 참조하지 말고 전체 당심과 민심을 읽고 말하고 행동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당원 의사에 반하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길 바란다"며 "이낙연 대표의 사퇴를 요청한다"는 의견과 "정치인 사면 제한법을 발의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반면 이 대표를 옹호하는 당원들은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민주당원은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은 침착하게 전략적으로 생각하자"면서 "(이 대표가 인터뷰에서) 사면하지 않겠다고 하면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공격의 빌미를 주게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낙연 대표가 정확히 어떻게 말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맥락으로 했는지 파악하시고 판단을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원은 "새해부터 추하게 당대표 흔드는 꼴을 보라"며 "당 대표와 민주당은 안그래도 바쁘다. 흔들지말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코로나 조기극복으로 예전의 일상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당을 이끌어 달라"며 "소신있는 굵은 정치를 응원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민주당 당원 게시판은 이번 이 대표 사면 언급을 두고 이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 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까지 보이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진행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국민 통합측면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해 현충원 참배를 마친 이 대표는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께 건의드릴 생각"이라며 인터뷰 입장을 재확인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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