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500대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200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 기준 한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1919조399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 1년간 증가한 부자들 자산규모, 캐나다 GDP 추월
비즈니스 인사이더, 더 힐 등 외신들은 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전세계 500대 억만장자들의 자산평가액이 지난해 1조8000억달러(약 1958조원)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1년 사이 31% 급증했다.
이들의 자산평가액 전체가 아닌 지난해 증가규모만 2019년 기준 세계 10위를 기록한 캐나다 GDP 1조7364억달러를 넘는다. 한국은 GDP 기준 12위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았지만 주식시장이 3월 붕괴를 거쳐 이후 빠르게 회복하면서 주가가 폭등한 것이 이들 억만장자의 자산을 큰 폭으로 늘려준 요인이다.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이례적이고 신속한 대규모 통화정책과 각국 정부의 대대적인 재정정책에 힘입어 폭등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뉴욕 주식시장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6%,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7%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3% 폭등했다.
■ 베이저스·머스크 불어난 돈만으로 1억명에 2000달러 수표지급 가능
이들의 자산평가액 증가규모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8년만에 최대 규모다.
500대 억만장자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들은 제프 베이저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CEO였다.
베이저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온라인 쇼핑이 폭증하면서 아마존 주가가 폭등한 덕에 확실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의 자산 평가액은 19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8배 가까이 폭증하는 가운데 자산 평가액이 약 1700억달러에 이르러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2위 부자로 올라섰다.
베이저스와 머스크의 자산평가액은 둘이 합쳐 지난해 2170억달러 폭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특히 머스크의 지난해 자산 증가규모는 역사상 가장 급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자산은 약 75%가 테슬라 주식으로 구성돼 있다.
베이저스와 머스크의 지난해 자산평가액 증가규모 2170억달러는 현재 의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미국인 1억여명에게 2000달러 수표를 지급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 빌 게이츠는 3위로 밀려
수천만 미국인들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난으로 실업 등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식 부자들은 주가 폭등으로 막대한 평가익을 거두고 있다.
머스크가 치고 올라가는 가운데 게이츠 MS 창업자는 억만장자 순위가 3위로 밀려났다.
그의 자산 평가액은 1320억달러로 추산됐다.
4위는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회장겸 CEO인 베르나르 아르노였다. 그의 자산 평가액은 1140억달러였다.
5위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였다. 그의 순자산 평가액 추산치는 약 1040억달러였다.
한편 전세계는 여전히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2일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8400만명을 넘어섰고, 180만여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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