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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타티스 ‘문제는 수비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4 13:41

수정 2021.01.04 13:41

[파이낸셜뉴스]
샌디에이고로 간 김하성. (사진 = 김하성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뉴시스
샌디에이고로 간 김하성. (사진 = 김하성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뉴시스

페르난도 타티스는 한국에서 더 유명하다. 한 때 그가 유망주였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반짝했다가 사라진 선수가 어디 한 둘인가. 타티스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도 한국 팬들은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 프로그램은 물론 TV 예능에도 심심찮게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타티스는 메이저리그 11년 통산 113개의 홈런 날렸다. 그 가운데 30%에 달하는 34개를 한 해에 기록했다. 1999년 세인트루이스 시절이다.

타티스는 그 해 4월 23일 LA 다저스 한 투수로부터 3회 만루 홈런 두 방을 뽑아냈다. 그 유명한 ‘한만두(한 이닝 만루 홈런 두 개)’다. 이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한 이닝 8타점 역시 신기록. 상대투수는 다저스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박찬호였다.

미국에선 타티스보다 그의 아들이 더 유명하다. 타티스 주니어(22·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메이저리그 2년차인 2020년 올스타에 선정됐다. 아버지가 단 한 번도 밟지 못했던 꿈의 무대. 타티스 주니어는 2021시즌부터 김하성(25)과 한 솥밥을 먹게 됐다.

샌디에이고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2루수 전향이 유력한 김하성은 내야 수비의 핵심인 키스턴 콤비를 이룰 전망이다. 미국의 인터넷 전문 매체 ‘팬사이디드’는 3일(한국시간) 이 둘이 올 샌디에이고의 테이블 세터 즉 1,2번에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장밋빛 전망들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공격에 비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비 부문이다. 타티스 주니어 자체가 워낙 수비보다 공격이 돋보이는 선수다. 김하성은 공·수를 겸비했으나 문제는 수비 위치 이동이다.

유격수에서 3루수 전향은 그리 어렵지 않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장종훈이 그랬고, 강정호도 메이저리그서 3루수로 이동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역시 데릭 지터가 버틴 뉴욕 양키스로 가면서 3루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런데 유격수에서 2루수 쪽 이동은 말처럼 쉽지 않다. 더블 플레이 시도도 반대 방향으로 해야 한다. 오른 쪽보다는 왼 쪽 타자들의 타구가 더 많이 날아온다. 성공한 예도 꽤 있다. 김상수(삼성)는 유격수에서 2루수로 바꿔 더 좋아졌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유지현 LG 감독은 과거 국가대표 시절 2루수를 봤다. 팀에선 유격수였다. 이종범이라는 걸출한 유격수에 자신의 자리를 양보한 유지현 감독은 2루수로도 안정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보기보다 그리 간단한 수비 이동이 아니다.

야구는 심리적 요소가 강한 운동이다. 수비가 흔들리면 덩달아 타격도 나빠진다. 타티스 주니어는 데뷔 첫해인 2019년 홈런 22개 3할 타율(0.317)로 주목받았다. 일약 토니 그린의 뒤를 잇는 샌디에이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팀 내부에선 걱정이 많았다. 타티스 주니어가 타격에 비해 수비에 허점을 숭숭 드러냈기 때문이다. 타티스 주니어는 디디 그레고리우스와 함께 가장 수비 약한 유격수로 평가됐다.

그는 2019시즌 84경기서 18개의 실책을 범했다. 빨간 불이 켜졌다. 하지만 2020년엔 57경기 총 474이닝서 3개의 실책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안착하려면 타티스 주니어와 호흡이 척척 맞아야 한다. 그의 콤비는 수비에 괄목성장을 보여 주었다.
이번엔 김하성이 응답할 차례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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