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표창장 위조 파문 조민, 의사될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4 15:28

수정 2021.01.04 15:28

4일 서울동부지법 필기시험 효력정지 공판
잇따르는 교육계 부정에 '공정성' 비판제기
정유라, 숙명여고, 연대 등 문제사례 관심
[파이낸셜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의사 국가고시를 앞두고 공정성 논란이 불붙었다.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조씨 입시를 위해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에 대해 유죄판단을 받음에 따라 부산대학교 의전원 입시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는 것이다.

일각에선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연세대학교 등 대학교 입학 비리 사건도 재조명 받고 있다.

다만 조씨 필기시험 응시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소아청소년과 의사회는 재판부로부터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 자격이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율은 14%에 그쳤다. 조민씨는 시험에 응시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해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율은 14%에 그쳤다. 조민씨는 시험에 응시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조민 '의사국시' 필기 볼 수 있을 듯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임태혁)는 4일 오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가처분 사건 1차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의사회는 오는 7일부터 열리는 의사 국시 필기시험에 조씨가 응시할 수 없도록 효력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자지 않았다.

재판부는 "과연 채권자(의사회)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 자격이 있는 검토해봐야 한다"며 "공공의 권리를 피보전 권리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에 의사회 측 변호인이 "조씨가 수련생 과정을 밟는 중 의사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가 되면, 조씨의 의료 행위에 대한 책임은 소청과 의사회나 다른 의료계가 져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이번 가처분이 각하되거나 기각돼서 조씨가 의료인이 되면, 환자나 신청인이 부담해야 할 책임 문제를 생각한다면 가처분이 인용돼야 한다는 것이 신청인의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앞서 "사문서위조에 의한 허위 입학자료에 기반해 이루어진 조씨의 부산대학교 입학 허가가 그 효력이 무효이거나 취소되어야할 대상"이라며 조씨에게 시험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고 소를 제기했다.

이는 조씨 모친인 정 교수가 1심에서 표창장 위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받은 영향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부산대가 위조표창장을 근거로 의전원에 합격한 조씨의 합격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조씨는 지난 2014년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봉사상 표창장을 받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을 이수했다는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했다. 조씨는 의전원 졸업예정으로, 7일부터 의사국시 필기시험을 치른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지난해 12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조민씨의 학부 입학도 취소해야 한다며 집회를 벌인 모습. fnDB
지난해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조민씨의 학부 입학도 취소해야 한다며 집회를 벌인 모습. fnDB

■한국 교육 공정성 비판 잇따라
조씨 표창장 위조 사실이 유죄판단을 받음에 따라 교육이 더는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교무부장이 2년 간 자신의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답안을 유출해 논란이 된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이화여대 체육특기생으로 딸을 부정입학시키고 국가대표 훈련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영향을 미친 최순실·정유라 사건, 지난해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연세대학교 이경태 전 국제캠퍼스 부총장 자녀 특혜사건, 대학생 딸의 연구논문을 제자들에게 대필하도록 한 성균관대 약대 교수 사건 등이 재조명되며 공분을 일으킨다.

이 모두 책임 있는 교육계 지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에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와 관련해 사립대 입학사정관 출신인 이모씨는 "입시비리 사례가 워낙 많고 청탁이 들어오는 모습도 목격하다보니 이 정도는 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기존에 드러난 입시비리를 일벌백계하는 모습이 없었다보니 계속 반복되는 현상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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