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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서 키워낸 인공고기 '배양육' 3년안에 상용화 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4 18:09

수정 2021.01.04 18:09

김기우 다나그린 대표
3차원세포배양 원천기술 확보
배양육으로 닭·소고기 개발중
"상반기 투자·생산시설 늘리고
원육 생산해 B2B 공급 계획도"
김기우 다나그린 대표. 다나그린 제공.
김기우 다나그린 대표. 다나그린 제공.
다나그린이 개발한 배양육 3차원 지지체 모습.다나그린 제공
다나그린이 개발한 배양육 3차원 지지체 모습.다나그린 제공
지지체는 조직에서 세포를 다 제거하면 남는 구조물이다. 배양기에서 줄기세포가 지지체에 부착돼 분열하면서 근육이나 지방 등 조직으로 분화해 배양육이 된다. 다나그린이 개발한 배양육. 다나그린 제공
지지체는 조직에서 세포를 다 제거하면 남는 구조물이다. 배양기에서 줄기세포가 지지체에 부착돼 분열하면서 근육이나 지방 등 조직으로 분화해 배양육이 된다. 다나그린이 개발한 배양육. 다나그린 제공
'줄기세포로 식용 고기를 만든다'. 공상과학영화(SF)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다나그린이 세포를 배양한 배양육 닭고기·소고기를 개발중이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대량체제를 확보해 오는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배양육은 축산업으로 환경파괴가 심각해지면서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는 분야다. 다나그린은 3차원 세포배양 기술을 근간으로 배양육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인공고기 '배양육' 3년내 상용화

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레디인빌딩의 다나그린 사무실에서 김기우 대표(사진)를 만났다. 2017년 7월 설립된 다나그린은 3차원 지지체(scaffold) 구조물에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분화시켜 미니장기를 개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근육 및 지방 조직을 배양하는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다. 지지체는 조직에서 세포를 다 제거하면 남는 구조물이다. 구멍 난 스펀지 모양으로 세포가 자라는 토양 같은 역할을 한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영양분을 주입해 실험실에서 키워낸 고기를 말한다. 콩·밀 단백질 등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식물성 고기(대체육)와 다르다.

배양육 제조과정은 △동물에서 줄기세포 추출 △바이오리액터에서 줄기세포를 3차원 지지체 구조물에 부착 △세포가 분열하면서 근육이나 지방 등 조직으로 분화해 가는 과정을 거친다. 앞서 다나그린은 줄기세포가 생체 내와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지체의 원천기술을 제품화한 3차원 세포배양 키트 프로티넷을 개발했다.

글로벌 배양육 시장은 초기 단계다. 2019년 기준 글로벌 30여개, 국내에서는 약 5개 기업이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배양육 제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미국기업 잇저스트는 싱가포르식품청(SFA)으로부터 배양육 닭고기 생산·판매를 허락받으면서 세계 최초 판매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해부터 대체단백식품에 대한 건전성 검토 및 안전성 평가기반 마련에 돌입했다.

다나그린은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 배양육 상용화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발되는 배양육 시판이 어려운 이유는 고기와 비교해 12배 더 비싼 가격과 복잡한 생산구조다. 다나그린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지지체를 활용한 배양육 대량생산 체제를 개발 중이다. 향후 쇠고기 배양육을 국내산 삼겹살 수준의 1kg당 30달러 수준 생산 단가로 만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가장 고효율로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나의 바이오리액터에 세포와 지지체를 넣으면 배양육 원재료가 나오는 원스텝 생산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며 "최신 배양육 연구에서도 대두(大豆) 유래 지지체에서 근육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양육의 제조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다나그린이 이미 연구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성 단백질로 지지체 개발

배양육 미래가치는 환경과 직결돼 있다. 가축사육과 도축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환경 오염과 윤리적인 문제를 대체육이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어서다. 또 소비자들도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육동물이 섭취하는 사료나 주사되는 호르몬제에 대한 기피도 늘고 있다.

김 대표는 "배양육은 기존 가축 사육방식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은 최대 55%, 물은 96%, 온실가스 배출량은 96%, 토지는 99%까지 줄일 수 있다"며 "열악한 환경에 가축을 수용하지 않고 가축을 도살하지 않아도 늘어나는 육류소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기술분야"라고 강조했다.

다나그린은 지난해 8월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아 라이트하우스컨바인인베스트, JW Asset,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총 16억원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했다. 직원은 9명으로 이중 6명이 연구원이다.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팁스에 선정된데 이어 2019년에는 바이오헬스케어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다나그린은 2023년 배양육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소고기와 닭고기 배양육 시식 제품을 만들고 있다. 먹어보면 실제 고기맛과 유사하다.
앞으로 배양육 원육을 생산해 식품 기업에 공급하는 기업간거래(B2B) 유통구조를 계획 중"이라며 "식물성 단백질로 지지체를 만드는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투자 및 생산시설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에이티커니에 따르면 글로벌 배양육 시장은 2025년 이후 매년 41% 성장해 2040년 육류소비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전통적인 육류시장은 2025년부터 매년 3% 감소해 2040년 육류소비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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