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상 첫 인구감소..'출생' < '사망'
충북 제천시, 아이 셋 '5150만원' 파격 실험
출산·보육 인프라로 현금지원 효과 높여야
[파이낸셜뉴스]
충북 제천시, 아이 셋 '5150만원' 파격 실험
출산·보육 인프라로 현금지원 효과 높여야
출산은 곧 '고생길'이라는 인식이 젊은 세대에 퍼진 지 오래다. 혼인 연령이 높아지고 출산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파격적인 출산장려 정책을 내놓은 지자체들이 눈길을 끈다. 과연 이들의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아이 셋, 주택대출금 5150만원 대신 내줘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 출생자 수가 역대 최저치인 27만5815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30만7764명)를 밑돌았다.
덩달아 인구도 감소했다. 작년 주민등록 인구수는 총 5182만9023명으로, 2019년 5184만9861명에 비해 2만838명 줄었다. 역시 사상 첫 인구감소다.
이 가운데 한 지자체가 파격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놔 눈길을 끈다. 바로 충북 제천시다.
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아이 셋을 낳으면 시가 5150만원의 주택자금을 지원한다.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에 출생아 수에 따라 주택자금대출금을 대신 갚아주는 정책이다.
첫째 15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4000만원으로 총 5150만원의 은행 빚을 대신 갚아준다. 이미 주택을 보유한 부부도 지원금을 받는다. 첫째 120만원, 둘째 800만원, 셋째 3200만원이다.
신생아 출생일을 기준으로 제천에 1년 이상 거주한 부부가 대상이다.
제천시는 "국내 지자체 처음으로 시도하는 결혼, 출산, 주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제도"라고 소개했다. 2019년 제천지역 출생아는 총 662명으로 전년 대비 13.5%나 줄었다.
■출산율 1위 영광군, 출산·보육 인프라 비결
제천시와 유사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펼쳐 성과를 낸 지자체도 있다. 굴비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이다. 기초 시군구 228곳 중 합계출산율 1위에 올랐다.
영광군 역시 현금을 지원한다. 영광군에 주소를 두고 결혼한 부부는 결혼장려금 500만원을 받는다. 혼인신고 직후 200만원, 이후 2년 이내에 300만원을 제공한다.
양육비는 최대 3500만원까지 준다. 첫째 5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다섯째 3000만원이다. 여섯째부터 3500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영광군이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한 건 현금성 지원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단위 지자체임에도 드물게 종합병원이 두 곳이나 있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영광종합병원에 분만실을 갖췄고, 분만 산부인과를 유치에 이어 공립 산후조리원까지 만든 덕분에 산모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출산 뒤 몸조리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출산-보육 인프라'를 제대로 갖춰야 현금성 지원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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