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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1부작으로 이뤄진 SBS TV ‘펜트하우스’ 20회에서 딸의 복수를 위해 질주하던 여주인공 심수련(이지아)이 한때 친동생처럼 친했지만 나중에 자신을 배신한 오윤희(유진)에게 살해당하는 전개가 펼쳐져 시청자들을 또다시 혼돈에 빠뜨렸다. '펜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채팅창엔 무려 누적 116만 댓글이 달려 드라마에 대한 뜨꺼운 관심이 얼마나 누적돼 왔는지를 엿보게 한다.
■심수련 죽지 않았다, 오윤희와 연대?
앞서 오윤희와 주단태의 재혼설을 강력히 제기했던 일부 팬들의 추측은 일단 사실이 아니게 됐다. 오윤희는 현장에서 경찰에 잡혀갔고, 피를 흘리던 심수련은 마치 죽은 듯 들 것에 실려 나갔다. 심수련의 남편이자 오윤희와 불륜관계를 연출했던 주단태는 오윤희가 현장에서 체포되자 단숨에 그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21회 예고편에서 심수련의 사고 소식을 들은 로건 리가 미국행 비행기를 포기한 채 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오고, 주단태가 자신을 궁지에 몬 로건 리를 붙잡아 구타하는 장면이 비춰지면서 심수련과 로건 리의 복수가 실패로 돌아간 건지, 아니면 20회 마지막의 충격적 전개 역시 심수련의 계획인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한 드라마 팬은 “심수련이 진짜 죽었는지 확실하지 않다”며 “오윤희가 순순히 범인이라고 자백한 것도 이상하다”며 심수련과 오윤희가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손을 잡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순옥 작가가 등장인물을 죽은 것처럼 해놓고 다시 부활시킨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심수련과 오윤희가 다시 손을 잡게 됐다는 주장은 ‘권선징악’의 법칙을 따르는 김순옥 작가의 대본 집필 기준에 미뤄볼 때 타당성이 있다. 주단태는 로건 리의 반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궁지에 몰리지만, 심수련이 애초 생각한 정도의 죗값을 치른 상태는 아니다.
그렇다면 오윤희는 왜 마음을 바꿨을까? 20회 후반, 딸 배로나는 엄마 오윤희에게 심수련이 자신을 교통사고 위기에서 구해줬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이 그녀의 심경 변화를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심수련은 그동안 오윤희가 자신의 친 딸 민설아를 죽인 범인인 줄 알면서도 그녀를 당장 응징하기보다 끝까지 그녀가 스스로 반성하고 사죄할 기회를 줬다. 그것은 오윤희가 우발적 살인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윤희는 자신의 죄를 깨닫고 괴로움에 술을 마시고, (상상 속 심수련에게) 싹싹 비는 모습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딸을 살인자의 자식으로 만들지 않겠다며, 심수련을 배신하고 주단태와 손잡았었다.
■주단태의 계략, 오윤희는 죄를 뒤집어 썼다?
일각에서는 심수련을 죽인 것은 오윤희가 아니고 주단태의 계략이라고 추측했다. 주단태가 자신을 흠모하던 집안의 오랜 일꾼인 양집사와 짜고 심수련을 죽이고 오윤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 시청자는 “오윤희는 이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오윤희가 민설아 죽인 죄책감 때문에 자수한거 같고 오윤희가 심수련 죽인 건 아닌거 같고 심수련은 주단태, 양집사가 짜고 죽인 듯 하다”고 추측했다.
'펜트하우스'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극단적 행동 속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투영돼 있다. 한 시청자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수 있나, 얼마나 막장일까 연구하는 드라마”라고 꼬집었다.
20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사 중 하나는 주단태의 딸인 주석경의 대사다. 아버지가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자, 주석경은 말한다. "남들의 손가락질은 참을 수 있지만, 가난해지는 것은 절대 못참는다"고.
금수저로 태어나 온갖 것을 다 누린 주석경에게 가장 큰 공포는, 가난해지는 것이다. 이는 지금 우리사회의 삶의 가치와 닮아있다.
한편 시즌 1이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단태의 전 부인인 ‘나비문신’의 주인공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나비문신’의 주인공이 시즌 1 마지막 회에서 윤곽이 드러날지, 시즌2로 넘어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펜트하우스’는 벌써 시즌 2 촬영에 돌입했다. 시즌 2 편성 시기는 아직 미정이나 2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월화극이었던 시즌 1과 달리 금토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 1은 21부작, 시즌 2와 시즌 3은 각각 12부작씩 편성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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