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일정 일반행정직보다 빠른데다
소방전공과목 시험 볼 필요없어
일반직 수험생 '몸풀기용' 논란
인사처·소방청 "허수 지원 대비
필기합격배수 최대 3배로 늘려
체력시험 미달 사태 재발 방지"
소방전공과목 시험 볼 필요없어
일반직 수험생 '몸풀기용' 논란
인사처·소방청 "허수 지원 대비
필기합격배수 최대 3배로 늘려
체력시험 미달 사태 재발 방지"
정부는 이런 예상과 달리 허수 지원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코로나19 상황에서 수험장 구하기가 쉽지 않아 별도 필기시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선발 예정인원의 1.5~2배수를 뽑던 필기합격자 수를 3배수 이내까지 늘려 혹시 모를 허수 지원자에 대처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소방 체력시험 대거 미응시..7년만에 되풀이 되나
5일 인사혁신처와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직 필기시험은 오는 4월 3일, 9급 필기시험은 4월 17일로 정해졌다. 최근 수년간 같은 날 시험을 치러오다가, 올해는 소방국가직화에 따라 소방청이 직접 채용시험을 챙기게 되면서 날짜가 분리 됐다. 이에 따라 9급 수험생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실력 테스트' '감 유지용'으로 소방 필기시험에 응시하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들이 소방 필기시험을 모의고사로 여기는 이유는 올해까지 소방전공과목 시험을 볼 필요가 없어서다. 9급과 소방 필기시험은 필수과목 3개, 선택과목 2개로 구성된다. 선택과목은 소방학개론, 행정법총론, 소방관계법규, 사회, 과학, 수학 중 2개 과목만 골라서 보면 된다. 소방 지식이 전혀 없이 수능 과목만 공부해도 필기 합격에 전혀 문제가 없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없지는 않았다. 2013년 소방 체력시험 미응시율은 24.6%에 달했다. 전년도 3%에서 1년 만에 21.6%p나 증가한 것. 특히 부산은 응시율이 44%에 불과했다. 필기 합격자 10명 중 4명만이 체력시험장에 나타난 셈이다. 소방 수험생들은 이런 문제가 되풀이될까 우려하고 있다. 대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현재 약 7000명이 서명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4일 "문제 파악을 하고 즉시 인사혁신처 채용 담당 부처에 공문을 보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며 수험생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렸다.
■정부 "허수 지원 적어..필기시험 합격자 늘리겠다"
반면 인사처, 소방청은 '허수 지원자'가 많지 않다고 본다. 인사처 관계자는 "2013년은 사회, 과학, 수학 과목이 도입된 첫해"라며 "당시 기출문제가 전혀 없다 보니 많은 9급 수험생이 미리 시험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7~8년가량의 기출문제가 누적된 상황이라 허수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방역도 문제다. 9급 응시생은 약 18만명, 소방 응시생은 5만~6만명에 달한다. 시험실 인원을 20인 이하로 유지하려면 소방 필기시험에만 약 2500~3000개의 시험실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학교장, 학부모 반대로 일선 학교 등을 시험 장소로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정부는 필기시험 합격자 숫자를 확대해 혹시 모를 '허수 지원'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필기시험 합격자 수는 최종 선발 예정인원의 1.5배~2배수가량을 뽑았다. 이번에는 최대 3배수까지 필기합격자 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소방직 채용 예정인원은 약 4500명(미확정)이다. 3배수 확대 방안이 확정되면, 소방 필기합격자 수는 약 4500명~6750명이 늘어난다.
소방청 관계자는 "그간 각 시·도 마다 선발 예정인원의 1.5배수에서 2배수를 필기합격자로 뽑아왔다"며 "각 시·도와 협의해서 필기합격 배수를 늘려 체력시험 미달 사태가 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