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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韓선박 나포는 기술적 문제" 실무협상단 방문 거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6 15:21

수정 2021.01.06 17:30

이란 외무부 대변인 "韓정부 대응 이해 불가"
최종건 이란 방문은 이번 억류와는 완전 무관
정부 대변인 "인질범 있다면 그것은 한국" 강조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 /사진=뉴스1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인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억류된 가운데 이란 외교부는 오는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은 이 건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 차관의 방문은 예정됐던 것으로 이란의 한국 선박의 억류와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란이 한국 선박을 억류한 것은 당주의 사법기관에서 법적인 절차로 진행될 것이므로 외교적 방문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이 건에 대해 한국 정부측 인사가 별도로 이란을 찾는 일정은 "협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고경석 외교부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협상단을 이란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지만 이란 측은 거부의 뜻을 밝힌 셈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고 국장과 협상단을 오는 7일 오전 현지로 출발할 예정이다.

또 그는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는 환경오염 문제에 따른 기술적인 것으로 이란은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환경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행동은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만큼 우리는 이를 그런 태도를 거부하고, 이란은 한국 정부가 기술적인 사안을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게 다루기를 촉구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란은 이번 사건은 환경문제가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가 미 새 행정부와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인질극' 성격이 있다는 분석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한국이 이란 자산 70억달러(약 7조6230억원)를 동결하고 있다"면서 "인질범이 있다면 그것은 한국 정부"라고 밝혔다.

한국은 이란의 핵개발에 따른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에 있는 70억달러 상당의 이란 원유수출대금도 동결된 상태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4일 "이날 오전 10시 한국케미호를 환경 규정 위반 혐의로 나포했다"면서 이 선박이 이란 남부의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에 억류돼 있으며 추가 조사를 위해 현지 사법부에 넘겨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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